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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한방 체험도시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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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상주시 은척면 성주봉 자연휴양림 양쪽으로 한방산업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상주시는 장차 이곳이 삼백의 농업도시를 한방체험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21일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 성주봉 자연휴양림 입구. 오른쪽으로 들어서자 포크레인과 불도저가 굉음을 낸다. 포크레인이 언덕을 깎아 바윗덩이를 한쪽으로 치우자 불도저는 흙을 고르는 등 분주하다. 덤프트럭은 흙을 싣고 오가며, 한 쪽에는 하수관 등 자재가 가득 쌓여 있다. 조금 더 들어가자 곳곳에 이름 모를 약초가 자라고 그 옆에 신축 중인 돔형 건물과 완공을 앞둔 2층 건물이 있다.

상주시 한방산업단지관리사업소 황도섭(50) 담당은 “장차 상주 경제를 이끌어갈 한방산업단지 조성 현장”이라고 소개했다.

쌀·누에·곶감 등 삼백(三白)의 도시 상주가 ‘한방관광체험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한방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방의 모든 걸 한자리에=이곳은 먹고 놀고 자는 모든 것을 한방과 함께 한다. 웰빙시대에 맞는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관광객은 한약 찜질과 사우나·쑥뜸·마사지·보약을 시음하거나 약초로 조리한 나물·전·탕을 맛볼 수 있다. 심지어 재배 중인 장뇌삼·더덕과 인근 산에서 나는 송이를 싸게 맛보거나 구입할 수 있다.

황토·약초 길을 걷거나 한약재로 치장한 콘도에서 잠을 잔다. 단체로 건강수련을 받고 전통 한방 공예품과 유물·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약초 재배지에는 130여 종의 약초가 자라며, 화장품·음료 등으로 가공·판매된다. 이를 위해 한방자원개발센터·생태마을·건강수련원·휴양촌·가공공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지난해 9월 착공된 이곳의 공정은 30%. 2009년 부지조성·건물공사가 마무리되고 2011년까지 관련 민간업체가 입주한다.

단지관리사업소 전홍근(54) 소장은 “한방을 주제로 한 국내 첫 산업단지”라며 “완공 뒤 상주는 한방관광체험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한방이 상주 경제 살릴까=단지가 완성되면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상주시는 기대한다. 단지 중앙의 성주봉자연휴양림에 연간 5만 명이 찾고 있어 홍보만 잘하면 50만 명 유치는 문제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연간 200억 원 이상의 소득이 기대된다. 시는 단지 완성 뒤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방축제·엑스포 개최 등을 검토 중이다.

한방단지가 들어서는 은척면 남곡리 일대 3㎞ 안에는 탄광 두 곳이 있었으나 날로 쇠퇴하다 2005년 폐쇄됐다. 지역경제가 침체되자 상주시는 폐광 대체사업으로 한방산업단지 조성 아이디어를 내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방단지는 사업비 520억 원인 ‘상주 최대의 프로젝트’여서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남곡리 김관섭(53)씨는 “80년대 말까지 번성했던 은척 탄광의 경기 부활이 기대된다”며 “주민들도 단지 조성에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내서 만난 30대 남성은 “청리면에 임진왜란 이후 만연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역 13개 문중이 1602년 설치 운영한 조선의 첫 사설의료기관인 존애원이 남아 있어 상주는 한방 역사가 오랜 곳”이라고 자랑했다. 상주는 현재 약초생산·가공산업은 거의 없는 편이다.

경북도는 이 한방단지와 조성 중인 한약유통지원시설(안동시 풍산읍 노리)·약용작물개발센터(〃매곡리)·전통한방거리(영천시 완산동)를 묶어 한방산업클러스터를 꾀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약초 단순생산 벗어나 고부가가치 창출 효자로

단지조성 큰몫 김광중교수

대구한의대 김광중(53·사진) 교수는 상주 한방산업단지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 초기 단지 조성계획 용역을 하고 지금은 상주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방산업단지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한방을 의학이 아닌 산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한 약초 생산에서 벗어나 가공·유통은 물론 체험·관광을 결합하면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다.

-서울·대구 등 대도시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접근 문제는 차별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 상주는 탄광산업 대체를 이유로 산자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지원받아 지속적으로 단지를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산지가 많아 한약재 생산에 유리하고, 인근에 성주봉 자연휴양림과 경천대 등도 있다.”

-단지 조성 후도 중요한데.

"완공 뒤 운영을 맡을 민간과 자치단체의 협력이 중요하다. 서로 머리를 맞대 전국의 다른 축제·이벤트와 차별되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 놔야 한다. 주민의 동참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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