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나타날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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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13면

웹 진화론

사회 분야 추천 도서

우메다 모치오 지음 l 이우광 옮김 l 재인 l 232쪽

무어의 법칙이 40여 년이나 지속되어 온 결과 우리들은 마침내 ‘치프혁명(Cheap Revolution)’이라고 불리는 시대의 은총을 만끽하게 됐다. 치프혁명의 주된 내용은 계속되는 하드웨어 가격의 하락,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 소스(open source)의 등장에 따른 소프트웨어 무료화, 광대역(廣帶域) 보급에 따른 회선 비용의 대폭 하락, 검색 엔진과 같은 무상 서비스의 충실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치프혁명의 결과로 앞으로 10년 후에 나타날 세상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정보기술(IT)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누구나’ ‘비용 걱정 없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인터넷과 치프혁명이라는 두 가지 현상과 더불어 오픈 소스는 3대 조류가 되어 ‘앞으로의 10년’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이들 3대 조류는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현실세계에서 절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3대 법칙을 탄생시켰다.

제1법칙: 신의 시점에서 세계를 이해한다. 신의 시점이란 ‘위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는 시점’을 말한다.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정보를 손쉽게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어 그 결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고객의 세계를 분석하고 전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제2법칙: 인터넷상에 만들어진 인간의 분신이 돈을 벌어주는 새로운 경제권의 탄생. 이제 인터넷에 자신의 분신(=웹사이트)을 만들어두면 이것이 돈을 벌어주는 그런 삶의 방식이 가능해졌다.

제3법칙: (≒ 무한대) × (≒ 無) = Something(의미 있는 존재). 그냥 놔두면 사라져 버리는 가치, 즉 아주 작은 돈이나 매우 짧은 시간 등 그 자체로는 무(無)에 가까운 가치들을 무한대로 모으고, 더불어 그런 가치를 모으는 데 드는 비용이 ‘제로’에 가깝다면 ‘Something’이 탄생한다. 인터넷이 지닌 가능성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대다수의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를 갖게 됐다. 즉,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를 ‘총(總)표현사회’라고 부른다. 총표현사회는 방송국으로 대표되던 기존 미디어의 권위를 흔들기 시작했다. 엄청난 기술혁신으로 인해 ‘뭔가 표현해 보았자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과거의 체념이 이제는 ‘뭔가 표현하면 반드시 그것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전달된다’는 희망으로 바뀌고 있고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 구글(Google)이 있다. 구글은 전 세계 인터넷상의 정보를 자동적으로 끌어 모아 그 의미와 비중 그리고 정보 간 상호관계 등을 끊임없이 분석한다. 만일 세계 정부라는 것이 있고 그 세계 정부가 개발해야 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바로 구글이 세계 정부를 대신해서 그 모든 것을 이루어 내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식세계의 질서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대(大) 번들(bundle) 시대’를 맞고 있다. 앞으로 일반 전화와 휴대전화, TV, 광대역,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등 서비스군을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기술혁신에 의해 지식세계의 질서가 재편된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시작될 ‘엄청난 변화’는 기술혁신을 통해 서서히 일어나는 본질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느 날 문득, 세상이 크게 변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 세계의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IT가 아니라 ‘정보 그 자체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것이다. 그러나 그 대변화는 보이지 않는 인터넷의 ‘저쪽편’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려는 의지가 없으면 결코 간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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