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지침서 독자 부쩍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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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문학류등 다른 분야 서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길을 끌지 못했던 자녀교육 관련 서적들이 서서히 독자들의 관심권으로 진입하고있다. 최근들어 두드러지기 시작한 이같은 현상은 얼마전 빚어졌던 일련의 패륜사건과 맞물려 가족중심문화를 이끌고 있는 30,40대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학교교육에 전적으로 의존하다시피 했던 세대들과는 달리 이들은 부모가 먼저 자녀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자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컷 놀고도 공부는 일등이라뇨?』(이근미지음.민예원),『아빠,공부하기 싫어요』(중앙일보 특별취재팀.중앙일보사),『10대를 둔 부모가 알아야 할 135가지』(하임 기너트지음.매일경제신문사),『이런 엄마가 아이를 망친다』(가나모리 우라코지음.동풍)『이런 사람이 무자격 부모다』(수잔 포워드지음.삼신각),『미덕의 책』(윌리엄 베네트지음.평단문화사),『거꾸로 타고 싶은지하철』(이귀윤지음.한림출판사),『개성화 시대의 어린이.어린이문화』(김종상지음.집문당)등 현재 서점에서 팔리고 있는 자녀교육 관련 서적은 10여종을 헤아린다.이중『이런 사람이 무자격 부모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1~2개월전에 선보인 책들이다.
『실컷 놀고도…』는「대덕 박사동네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프리랜서인 저자가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원들의 가정을 직접 찾아 그들의 가정교육 방법을 살펴본 책.그곳 박사부부들의 특징은 부모들이 나서서 근면과 정직.성실등 덕목을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부모들이 TV시청을 가급적 자제하고 자녀들에 대한 예능교육도 특기를 가진 어머니들끼리「교환」형식으로 상대방 자녀를가르친다.또 아이들의 옷도 이웃간 물림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으며 파출부나 화투놀이는 찾아보기 어렵다.지난달 20일 1만부를 찍은 이 책은 10여일만에 재판에 들어갈 정도로 학부모들의사랑을 받고 있다.
『아빠,공부하기 싫어요』는 현직 기자들이 미국.일본.독일.프랑스등을 돌며 선진국 교육현장을 찾아 전인교육 제도와 교육방법을 분석한 것이다.
미국 심리학 전문가들과 정치인이 쓴『10대를 둔 부모가…』『이런 사람이…』『미덕의 책』은 미국인들의 교육관을 살필 수 있는 책.그들의 덕목도 동양에서 일컬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한결같이 우정과 사랑.근면.성실등을 최고의 가 치로 꼽고 있으며 무조건적으로 자녀를 통제하려 들거나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부모들이 삼가야할 사항으로 꼽고 있다.이 책들은그 대신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칭찬하는 기술을 익히도록 권고하고있다. 『10대를 둔 부모가…』는 발간 10여일만에 1만부를 팔았고,『미덕의 책』도 40여일 만에 1만부 판매를 기록했다.
『이런 사람이…』역시 5판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의 심리연구가가 쓴『이런 엄마가…』에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피해야 할 점으로 자녀에 대한 지나친 욕심.형제간 비교.
강압적 태도.과도한 간섭을 꼽고,홀로 설줄 아는 어머니상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가정 이야기인『실컷 놀고도…』 와 미국.일본의 전문가들이 쓴 책들을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최선의 가정교육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타고 싶은 지하철』과『개성화 시대의 어린이…』는 현직 교장과 교감이 쓴 교단 에세이라는 점이 특징.이 책을 통해현직 교사들의 교육관과 자녀의 학교교육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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