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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짓는 빌라 14가구 '노무현 빌리지' 윤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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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무현 대통령의 귀향을 앞두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1)은 노건평씨 집. (2)는 터 파기가 진행 중인 빌라단지(14가구 건설 예정). (3)은 경호 시설. (4)는 노 대통령 생가 터(부산상고 동문인 강모씨 소유). (5)는 노 대통령 사저(다음 달 준공 예정). (6)은 노건평씨 소유의 야적장. [김해=송봉근 기자]


퇴임 뒤 살 집과 경호시설 공사가 한창인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 '이상한 빌라' 가 들어서고 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에 짓고 있는 이 빌라는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046㎡(618평)에 14가구 규모다. 노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 집과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 빌라는 8월 6일 김해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열흘 뒤 착공을 했다. 현재 담장을 둘러놓고 터 파기 공사를 하고 있다.

분양평형은 323㎡(98평형), 287㎡(87평형) 1가구씩과 165㎡(50평형) 2가구며 나머지는 115㎡(35평형) 6가구, 105㎡(32평형), 89㎡(27평형) 2가구씩이다.

봉하마을은 현재 46가구 119명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이런 빌라를 왜 짓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특히 100평 가까운 빌라에 과연 누가 살지 궁금해 하고 있다.

이 빌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를 공사 중인 부산 건설회사인 ㈜삼정이 짓고 있다. 원래 땅 주인은 노건평씨와 친한 사이인 박모(52)씨였으며 삼정은 8월 17일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이 땅은 당초 노 대통령이 귀향한 뒤 살 집터 후보지로 거론됐었다.

삼정 측은 입주할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분양 대상이나 분양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통합신당 최철국(55.김해을) 의원은 "노 대통령 퇴임 뒤 봉하마을에 함께 내려와 살면서 생태계 복원과 '살기 좋은 농촌 운동'을 전개할 사람들이 살 집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요즘 들어 친분이 있는 주변 인사들에게도 함께 살자고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고향과 연고가 있는 주변 분들에게 '함께 살면서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 활동을 해보자'고 권유해 오셨고 앞으로도 권유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퇴임한 뒤에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계속 교류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말해 왔다. 지난해 8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모 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저한테 조금 여유가 생기면 삼겹살을 이 안(청와대)에서 먹기로 하고,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으면 제 고향에 넓은 마당을 만들어 놓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초 착공한 노 대통령 사저 4290㎡(1297평)는 다음달 준공 예정으로 마무리에 바쁘다. 경호시설(1157㎡.349평)은 터 파기 공사 중이다. 생가와 주변 텃밭(1514㎡.457평)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인 강모(61)씨가 올 초에 주인 하모(68)씨와 매매계약을 하고 가등기를 해 둔 상태다.

김해시는 생가 부지가 개인소유로 돼 있을 경우 예산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기부채납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해=김상진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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