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는 경기도 기흥단지 내 골드CC와 코리아CC를 운영하는 부동산·레저 개발업체지만, 다른 골프장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한마디로 골프-휴식-주거가 공존하는 단지를 만들어 분양하는 것이 이 회장의 사업이다.
“골프장만 지어서는 이제 경쟁력이 없습니다. 골프장 내에 주거단지를 개발해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음악회나 미술전시회도 열고 사교 모임도 하는 골프장 단지는 인구가 고령화되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1993년부터 지금까지 골드CC 및 코리아CC 주변에 주거단지를 개발해 300여 가구를 분양했다. 최근에는 코리아CC 내 유휴 부지에 미국의 고급빌라 건축업체인 맥밀린과 함께 ‘투스카니 힐스’라는 브랜드의 고급 콘도 90여 실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성남과 강화에도 각각 9홀과 18홀 골프장 건설 및 이와 연계한 리조트 단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해외 골프 리조트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더 이상 국내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골프 사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의 세제 및 제도적 환경도 한 요인이 됐다.
지난달엔 일본 오사카 인근 아와지섬에 있는 골프장(18홀)과 호텔을 인수해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고, 1월에는 중국 상하이 인근 난퉁(南通)에서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착공해 내년 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해외 사업을 위해 이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50차례 가까이 출장을 다녀왔다.
“앞으로도 중국 위하이에 400만㎡ 규모의 종합온천 위락단지를 조성하고, 일본 규슈 지역 골프장을 인수하는 등 계획이 많습니다. 한국과 미국-일본-중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체인으로 발전시켜야죠. 이렇게 되면 해외로 나가는 우리 골프 관광객을 자연스레 흡수하는 효과도 날 것입니다.”
이 회장의 국제 감각은 20대 후반부터 해 온 무역업에서 다듬어졌다. 60년대 후반, 월남 참전 한국군에 식품을 보내던 회사에 다니다 “10년 후 사장이 돼야 하지 않겠나”는 학교 선배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했다. 동남아와 중동 시장을 열심히 뛰어다녔던 그는 몇 번의 부침을 겪은 끝에 80년대 초 골프장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82년 골드CC를 착공해 4년 뒤 완공한 것이다. 이후 전국 곳곳에 부지를 확보하는 등 확장 일로를 걷던 사업은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갖고 있던 땅도 팔고, 구조조정도 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죠. 한편으로는 골프장도 늘리고 주택 개발 사업도 펼치면서 자금난을 이겼죠. 97년부터 2002년까지 누적 적자가 2200억원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고생 고생하다 2002년부터 서서히 풀리더군요.”
골프장 사업을 하는 만큼 골프에 대한 이 회장의 열의는 뜨겁다. 그는 골프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키울 것을 주장하고 있다. “성공한 출향 인사들이 출자해 골프장과 주택을 지으면 농촌 경제도 살리고, 귀향객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골프에 대한 그의 열의는 올해 7월과 8월 10억원을 후원해 남녀 프로골프대회(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 오픈)를 개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개인적인 그의 골프 실력은 80대 중반.
“앞으로 10년 정도는 현업에서 더 뛰면서 주거와 휴양이 어우러진 글로벌 골프 체인을 완성해 볼 계획입니다.”
글=이현상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