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올해 채용 트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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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2007 하반기 채용박람회 열린 일자리 한마당’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의 일자리 정보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 안성식 기자

 ‘취/취직하게 해주세요… 업/(없)는 학력이라도 만들게요… 난/난 꼭 취업해야 해요’
 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7 하반기 채용박람회 열린 일자리 한마당’.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취업 성공기원 3행시 터널’에 붙어 있는 간절한 내용의 ‘취업난’ 3행시가 눈길을 끌었다.

 100여 개 중견·대기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는 청년 구직자 1만여 명이 찾았다. 면접에 대비해 정장 차림으로 이력서를 손에 쥔 구직자들은 기업 부스를 찾아다니며 간이 면접을 보기도 했다. 전자업체의 면접을 본 김지영(29)씨는 “이번 추석 땐 고향에 못 가지만 내년 설날엔 꼭 취직해서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UCC 이용한 톡톡 튀는 자기소개서=지난해 2월 졸업 뒤 2년째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이준석(23)씨. 이씨는 “여러 차례 원서접수를 했지만 면접 볼 기회는 단 두 번밖에 못 얻었다”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대를 한 달여 앞둔 전태희(27·육군 중위)씨도 “군대에 있다 보니 자격증을 따지 못해 서류 전형에서 불리하다”며 “장교로 근무하며 기른 리더십과 조직 적응력을 자기소개서에서 잘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채용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박람회에 참가한 벽산건설 관계자는 “서류전형의 평가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건 학점이나 토익 점수보다는 톡톡 튀는 자기소개서”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끼와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동영상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를 이용한 이력서 작성이 늘고 있다. 아예 인턴사원을 UCC 자기소개서로 선발하거나(SK커뮤니케이션즈), UCC 제출자를 우대한다고 공고하는 기업(정식품)도 있다.

 황성길 잡코리아 본부장은 “UCC 자기소개서를 이용하는 기업이 올 들어 한두 곳 생겨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구직자들도 재미있고 솔직한 UCC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대생에 넓어진 취업문=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석호(25)씨는 전자업계 쪽에 계속 지원해 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지방대 출신이라 서류심사에서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승은 인크루트 팀장은 “올 하반기 들어 지방대생 취업 문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공기업 채용방식 개선안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90여 공기업과 공공기업은 그 지역 대학 출신을 더 많이 뽑고 있다. 올 하반기 채용 전망이 좋은 금융권·유통업체·외식업체들이 지방 점포를 늘리고 있는 것도 지방 인재들에게 유리한 점이다. 최 팀장은 “지방대생은 채용에서 불리하다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용정보 수시로 확인해야=올해 채용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들의 채용 계획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인크루트의 최근 조사에서 501개 기업 중 15%는 당초 세운 채용 계획을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 구조조정 등 내부 사정 때문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은 “기업들의 채용 계획이 수시로 바뀌고 있으므로 구직자들은 각 회사의 홈페이지나 취업 포털 등을 통해 채용정보에 안테나를 바짝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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