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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요금 인하 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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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1월부터 영세 가맹점(연 매출 4800만원 미만 간이과세자)은 물론 일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낮아진다.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은 기존 2.7~4.5%에서 업종에 상관없이 카드사별로 2~2.2%로 크게 내려간다.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은 2.5~4.5%에서 2.5~3.6%로 인하된다. 다만 현재 2% 이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대형 할인점이나 유흥·사치업소는 제외된다. 이로써 전체 160만 개 가맹점 중 147만 개(92%)가 혜택을 보게 됐다. 6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의 영세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지시 이후 두 달 반 만에 수수료를 크게 낮춘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수수료 인하 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금감원 양성용 부원장보는 “금융연구원을 통해 원가산정 표준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를 거쳐 각 카드회사가 이를 토대로 인하 계획을 금감원에 알려왔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인하 안에 따르면 각 카드사의 수수료 체계가 달라 인하 폭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수수료율이 3% 이상인 의류판매·세탁소·부동산중개·미장원·자동차정비·학원·출판·홈쇼핑·인터넷 상거래 업종의 경우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수료율이 2.7%선인 음식점·노래방·통신기기·통신서비스·편의점 업종은 큰 변화가 없다. 2% 미만의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는 대형할인점·병원·항공사·철도·대학·골프장·주유소 업종은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각 카드사들은 10월 한 달간 가맹점과 한 계약을 수정하고 전산시스템을 변경해 11월부터 수수료율 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수익 감소를 우려하며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일반 가맹점 수수료가 이렇게 내려가면 업계 전체의 수익 감소가 수천억원대에 달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수료 인하로 가맹점 업주는 이득을 보지만 일반 카드 소비자들에겐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하만큼 물건값을 낮출 가능성이 작은 데다 되레 수익성이 나빠진 신용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 부원장보는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이 주는 만큼 현재 회원들에게 면제해 주는 연회비를 다시 받는 식의 경영 합리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혜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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