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간다>87.인도 불교의 聖地 부다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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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八塔은 차마 살펴보기 어렵고 參著經은 전란에 타버렸나니 그누구의 소원이 차리오.
눈을 들어보니 오늘 아침이 있도다.』 혜초가 쓴 왕오천축국전3권은 逸書가 되어 버렸다.지금 남아 있는 것은 그가 왕오천축국전을 쓰기 전에 그 대강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필사본으로 1911년 돈황의 석굴에서 발견되었다.
기습을 일삼던 이슬람세력은 13세기에 와서 드디어 인도 전역을 점령하고 불교유적을 닥치는 대로 파괴해버렸다.
부다가야도,날란다 대학도,최초로 法輪을 굴린 바라나시 근교의사르나트도 흙더미 속에 묻혀버렸다.4백~5백년이 흐른 후에야 이 유적들은 탐험가들에 의해 하나하나 발굴되었다.지금 인도에서는 그 옛날의 순수한 불교는 찾을 길이 없다.의 식을 중시하던대승불교가 전란에 사라지고 난 다음 소승불교마저 토속신앙과 결합해버렸다.본래 민속신앙에서 발생한 불교가 다시금 민속신앙인 힌두교로 침잠해버린 것이다.
『불교가 인도에서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우리 힌두교에서는 비시누 신의 아홉번째 화신으로 부처를 꼽는답니다.부처가 다시금 이 땅에 나타나 중생을 제도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摩訶菩提寺 경내를 걷다 우연히 만난 노인은 보리수 나무 잎새 몇을 집어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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