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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 夫人 외래어 호텔 最多사용-국어硏어휘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우리나라 개화기 소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한자어는「夫人」이며 외래어로는 「호텔」의 사용빈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립국어연구원(원장 安秉禧)이『종합국어대사전』편찬작업의 일환으로 개화기 신소설에 사용된 어휘를 분석한 「신소설의 언어사용 실태 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국어연구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인 李人稙의『血의 淚』(1906)를 비롯해『치악산』『鬼의 聲』『은세계』,李海朝의『자유종』『花의 血』『구마검』『모란병』『빈상설』,安國善의 『금수회의록』,崔瓚植의『추월색』,具然學의『설중매』등 12편의 대표적 신소설에 나타난 모든 어휘(조사 제외)를 한자어.고유어.외래어로 분류해 사용빈도를 조사했다.
한자어로 「夫人」이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은『고대소설과 마찬가지로 여성이 신소설의 주독자층이었고,내용 자체가 처첩갈등.여권신장등 개화기 여성의 문제를 다룬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를 맡았던 金玉順연구관 은 분석했다. 이름이나 지명같은 고유명사를 제외할 경우 氏.模樣.番.令監.世上.自己.中.書房등도 사용빈도가 높은 한자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어의 경우 호텔.스미스(인명).워싱턴(지명).보이.
다이너마이트.다이아몬드.타바코.프록 코트.테이블등의 순으로 조사돼 개화기에 이미 상당한 정도의 영어권 외래어가 들어와 사용되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순우리말인 고유어는 「그」나 「이」같은 인칭대명사나 지시대명사의 사용빈도가 가장 높고,동사 「하다」의 활용형인 「한.하는.하고」가 그 뒤를 잇고 있어 현대국어의 경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대해 국어연구원은『통일된 어문규범이 마련되기 이전의 혼란한 표기와 어휘가 그대로 나타나지만 근대국어에서 현대국어로 바뀌는 중간단계의 국어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국어연구원은 오는 97년 출 간을 목표로추진중인『종합국어대사전』 편찬에 이번 조사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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