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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蘭작가 아펠 국립현대미술관서 회고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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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모처럼 국내에서 볼만한 해외유명작가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6월1일까지 열리는 네덜란드작가 카렐 아펠전이다.이 전시는 기획과정의 신선함과 소개하는 작품의 규모면에서 새삼 주목을 끈다.
아펠(1921~)은 2차대전후 파리에서 결성된 코브라그룹의 주역으로서 전후 유럽미술 형성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작가다.
코브라그룹은 코펜하겐.브뤼셀.암스테르담의 약자로서 북유럽 세나라의 20대 젊은 전위작가들이 48년 파리에서 모 여 결성한 미술운동단체다.
아펠은 특히 렘브란트.반 고흐.몬드리안으로 이어지는 네덜란드회화의 맥.색채감과 자연주의적 전통을 계승하며 생명의 에너지를표현성짙게 그렸던 작가다.
이 전시가 주목되는 점은 80년대말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꾸준히 관내 젊은 큐레이터들을 외국에 파견,장단기연수를 실시한 첫번째 결과라는 점이다.92년 미국연수를 갔던 젊은 큐레이터 고낙범씨는 뉴욕의 아펠스튜디오를 방문,기획의도를 밝 히고 1년반에 걸친 준비끝에 이 전시를 성사시켰다.
두텁게 바른 물감위에 칼로 긁어내거나 손가락으로 거칠게 형상을 나타낸 아펠의 작품은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다룬 1920년대의 독일 표현주의와는 구별된다.80년대 후반들어 국내에서는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에 따른 거친 표현성이 자주 나타났는데 한세대를 풍미한 아펠의 자연주의적 표현성과 우리작품들의 비교기회를 가져보자는게 이번 전시의 기획취지였다.
아펠전은 작가와 큐레이터의 성실한 만남 속에서 초기작부터 근작까지,유화는 물론 조각과 드로잉등 다양하게 선정된 76점의 작품을 통해 그의 세계를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실제 그의 작품속에서는 국내 몇몇 추상미술작가들의 경향과 일치되는 부분을 읽을수 있으며 형상보다는 색채를 통해 강한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해내고 있어 한국현대미술의 세계미술과의 접목점을 찾아보게 된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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