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MP3마다 규격 달라 불편한 메모리카드 하나만 있으면 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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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전자기기용 저장장치인 플래시 메모리카드의 규격이 하나로 통일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들은 하나의 메모리카드로 디지털 카메라.휴대전화.MP3플레이어 등 여러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마이크론.노키아.소니에릭슨.스팬션.ST마이크로.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7개 사는 14일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추진하는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카드(UFS) 표준 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JEDEC는 전 세계 270여 개 반도체업체가 참여해 반도체 관련 표준을 정하는 단체다. 이들 7개사는 JEDEC를 통해 내.외장형 플래시 메모리카드의 차세대 표준을 2009년께 결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차세대 표준이 만들어지고 유력 디지털업체들이 이를 따른다면 현재 난립하고 있는 메모리카드 규격이 처음 하나로 통일된다. 플래시 메모리카드는 최근 들어 여러 전자기기에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규격 때문에 업체 간 호환이 불가능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어 왔다. 현재 메모리카드 시장은 SD(시큐어 디지털)카드와 CF(콤팩트플래시)카드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소니가 독자 개발한 메모리스틱,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MMC(멀티미디어카드), 후지쓰.올림푸스의 xD-픽처카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후발업체들이 기존 규격의 사이즈를 멋대로 줄인 미니카드까지 출시하면서 메모리카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너무 많은 규격이 메모리카드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안 쿼더스 JEDEC 의장은 "메모리카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차세대 표준화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사의 부사장 프랭키 루파버는 "메모리카드 규격을 표준화하면 제품 개발 비용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한층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카드는 기존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현재는 4GB 용량의 HD급 고화질 영화 한편을 저장하는 데 3분 이상이 걸리지만 새로운 표준은 단 10초 정도로 속도가 빨라진다. 전력 소모량도 줄어든다.

한애란 기자

◆플래시 메모리카드=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디지털 저장장치. 크기가 작고 가벼워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한 휴대용 기기에 주로 쓰인다. 초기엔 소니의 메모리스틱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엔 SD카드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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