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후과학단계의 세계관 펴낸 강기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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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세계가 지구촌으로 좁아지고 기술.상품은 물론 학문분야도 세분화돼 하루가 다르게 새 분야가 나오고 있습니다.그러나 오랫동안 인간의 생각에 새로운 기준이 될만한 세계관은 나온 것이 없었어요.』 물질문명의 창궐속에서 인간정신과 의식 대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독창적인 문명비판서『후과학단계의 세계관』(문예출판사刊)을 펴낸 姜基哲씨(69.비교문명연구소 소장).그는 평생을 영국의 역사학자이며 문명론자인 아놀드 토인비연구에 몰두 해온 사계의 권위자중 한 사람이다.
『이번 저술은 토인비와 우리의 역사적 전통및 현실 배경을 결합시킨 것입니다.다시말해 경험과 관념을 동떨어진 것으로 보지않는 토인비의 세계관에서 시사를 받아 전환기에 가장 민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고 생각하고 책을 써본 것 입니다.』 한국은 반세기 가까이 분단과 민족의 분열로 고뇌해왔는데 탈이념의 시대를 거쳐 지적으로 성숙하게 된 현재,문제해결을 위해서는새로운 진리관.세계관이 어느곳보다 요청되는 지역이라는 것.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姜소장은 지난84년 故咸錫憲 .김재준.이병린씨와 매월 토론을 가졌고 토론을 통해 정리된 내용을 92년『새地平』이란 제목의 단행본으로 펴낸바 있다.『후과학단계의 세계관』은『새 地平』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저서로 인류위기의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본틀과 실천 방안을 담고 있다.
姜소장은 문화를 인성문화와 영성문화로 나누고 영성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인성문화의 경우 세속적 가치가 정신적인 것을 압도해 나감으로써 문명과 역사의 榮枯盛衰라는 단계를 거치며 마침내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역사적경험이라는것.이에 반해 영성문화는 정신문화의 기초위에 세속적인문화가치가 균형을 유지해 나감으로써 불멸의 후문명단계를 개척해나갈수 있는 문화다.
영성문화 개발을 위해서는『인류전체가 사랑.자비.仁등 知的으로누구나 공유할수 있는 덕목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姜소장의 관점은 개혁은 제도나 법률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그 주체인 인간의 의식개혁이 선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있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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