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화제>서양화가 이준씨 50년 회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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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 ○… ○… ○… 미술 교육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서양화가 李俊씨(75)와 한국화가 李仁實씨(60)가 나란히 대규모 개인전을 열어 화제다.84년 이화여대 정년퇴임을 마지막으로 교단을 떠난 李俊씨는 화력 50년을 결산하는 회고전을 24일까지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여는 한편 근작 30여점을 따로 추려 11일부터 25일까지 예화랑((542)5543)에서 선보인다.숙명여대교수로서 전통산수화 기법을 고집해온 李仁實씨도 동산방화랑((733)5877)에서 10일부터 19일까지 회갑기념전을 개최한다.
…○ …○ …○ …○ …○ ○…일본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한 李俊씨는 53년 서정적인 구상회화로 국전대통령상을 받았지만 그후 추상회화로 선회해 평생 기하학적 추상작업에 매달려온 작가.
이씨의 기하학적 추상작업은 원과 직선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지는무수한 작은 공간들을 질서있는 색의 배열로 채운게 특징이다.그속에서 그는 이성적 조화를 염두에 둔 고전적 미의식과 질서정연한 우주관를 상징화하고 있다.
특히 치밀한 계산아래 시도되는 색채의 변주는 마치 전통조각보를 보는듯한 자연스러움을 연출해 李慶成씨같은 평론가는 『이성에바탕을 둔 서구적 조형질서에 동양적 미학이 결합됐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회갑전을 여는 李仁實씨는 원래 서양화에서 출발한 여류 한국화작가.
16세때 수채화를 그려 국전 최연소입선자로 뽑히기도 한 李씨는 서울대미대 졸업후 유화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李씨는 유화만으로는 담백한 우리나라의 풍경을 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張遇聖.裵濂씨등 한국화가를 따로 사사하며 한국화가로 거듭 태어났다.
64년 국전 동양화부문 입선이후 이씨는 80년대 한국화의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실경스케치를 바탕으로 한 산수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여성적인 섬세한 시각과 조용한 사색이 펼쳐지는 그녀의 그림에는 담백한 가운데 아취있는 분위기가 어우러진게 특징이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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