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자로 본 중국 ② 왜 위안화로 부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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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슨 효과'란 말이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중국 위안(元)화 가치가 오르는 것을 가리킨다. 무역역조 시정을 위해 미국의 압력이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귀하신 몸이 된 위안은 이제 달러.유로 등과 함께 세계를 삼분할 태세다.

중국 돈 인민폐(人民幣)의 단위인 위안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여러 가지 설 중 당(唐) 고조 이연(李淵)이 발행한 '개원통보(開元通寶)'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개원통보는 동그란 동전에 네모 구멍을 내고 글자는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순서를 바꿔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읽어 '개통원보(開通元寶)'라고 했다. 이 때문에 명(明)대와 청(淸)대에 쓰인 금.은의 덩어리 화폐는 '원보(元寶)'라는 이름을 얻었다. '위안(元)'이란 글자가 화폐라는 개념을 얻게 된 계기다. 청 말엔 '은원'(銀元) 주조와 함께 '동원'(銅元)을 기계로 찍어내기 시작했다. 위안이 화폐 단위로 공식 등장한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은 1948년 12월 1일 처음 인민폐를 발행하면서 그 단위로 '위안'을 계승했다.

인민폐 형태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바뀌었다. 현재 유통되는 인민폐는 99년 고안된 것이다. 2005년엔 위폐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위안 아래 보조 단위로는 1위안의 10분의 1인 '자오(角)', 100분의 1인 '펀(分)'이 있다.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선 통상 위안은 '콰이(塊)'로, 자오는 '마오(毛)'로 바꿔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가장 고액권인 100위안부터 1펀까지를 모두 더하면 188위안8자오8펀이 된다는 점이다. 돈을 번다는 뜻의 '파차이(發財)'의 '파'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이 줄줄이 들어가 있다.

중국연구소 신경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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