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설 클린턴 「성희롱」/폴라 존스양 “연방법원 소송제기”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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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사때 호텔 불러 성요구”/존스양/“정치적 저의 보이는 음모”/백악관
대통령선거 유세과정에서 여성편력 시비로 곤욕을 치렀던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또다시 성희롱 관련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현직 대통령을 성희롱 및 인권침해 등 혐의로 제소하겠다고 밝힌 당사자는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시절 주공무원으로 일했던 폴라 존스양(27).
존스양의 변호인인 대니얼 트레일러는 3일 『클린턴 대통령이 존스양의 인권을 침해하는 한편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안겨주었다』고 주장,『6일중으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존스양이 91년 5월 당시 클린턴 주지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공개한 것은 지난 2월11일로 존스양측은 백악관의 반응을 기다리다가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이번 주말에 만료됨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존스양은 91년 5월8일 낮 당시 클린턴 주지사가 리틀록시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이곳에서 접수일을 맡고 있던 자신을 경호원을 통해 인근 익셀시어 호텔방으로 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여 더 좋은 일자리가 생길지 모른다』는 기대로 별 의심없이 부름에 응했다는 것.
존스양은 그러나 클린턴 주지사가 뜻밖에 성적인 요구를 하며 성희롱을 해 15분여에 걸쳐 피해를 당하다가 방을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스양은 섣불리 발설할 경우 오히려 해고를 당할까 두려워 가족 및 일부 친구 등에게만 이 사실을 털어놨었으나 백악관측이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보상요구에 응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스양측의 이같은 성희롱 피해주장에 대해 백악관은 일단 관련 사실을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과 함께 『정치적 저의가 엿보이는 일종의 음모』라고 반박하고 있다.
백악관은 그러나 원고측의 소송제기 움직임에 신속히 맞대응,3일 정치스캔들 처리로 명성이 높은 로버트 베네트 변호사를 소송 대리인으로 위촉했다.
클린턴 대통령을 둘러싼 구설수는 민주당 정권에 비판적인 보수 우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의 기자회견도 우파세력들의 모임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가 후원하는 등 반클린턴 세력들이 이 주장을 「대통령 흠집내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워싱턴=김용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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