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심사평

시조는 「생략」에 그 묘미가 있다.
생략이라는 말은 짧게 쓰라는 뜻이 아니고,운율을 바탕으로한 응축과 집약의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지의 선명함이라든지 생략에서 나오는 여운의 美는 시조가 지닌 독특한 개성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달의 응모작 대부분이 지적의 대상이 되었다.
장원으로 뽑힌 梁吉燮씨의『분수대』는 상당히 익숙한 솜씨로 오늘의 시조가 지녀야 할 시대의식을 표출시킨 점에서,차상으로 뽑힌 김옥동씨의『봄소식』은 섬세한 묘사력이 돋보이는 가작이었다.
차하인 李明子씨의 『다시 4월은 오는데』는 單首로서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였다.특히 이 작품의 종장처리는 李씨의 詩的 능력을 짐작케 했다.
백정분씨의『상당산성』은 두 수를 한 수로 고쳐보았다.
언어를 다루는 솜씨만 좀 더 익힌다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된다.배양정씨의『새벽』역시 評者의 생략을 거쳤다. 응축의 묘에 집중적인 노력을 한다면 신인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리라고 여겨진다.
이주식.김행숙씨의 작품은 같은 봄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시조는 단수에서 승부가 난다는 말처럼 단수의 깊은 맛이 돋아나는 좋은 작품이다.
남승열씨의『초승달』역시 이런 의미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남승열씨나 배양정씨한테는 多作에서 탈피,작품의 완벽에 더 힘을 기울여 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많은 작품보다 좋은 작품이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尹 今 初 柳 在 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