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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럭비 월드컵 유럽 경제 특수 맞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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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7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럭비 월드컵을 앞두고 파리 시내가 ‘럭비 모드’로 변신했다. 정보기술(IT) 컨설팅 업체인 캡 제미니가 본사건물에 럭비 경기 장면이 그려진 거대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유럽에서 축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럭비 월드컵이 7일 프랑스에서 시작된다. 이번 대회는 유럽 전역에 수십조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다. 주춤거리는 유럽 경제에 큰 활력이 될 전망이다.

◆럭비 축제 분위기 고조=파리 시내는 지난달부터 일제히 럭비 모드로 변신했다. '고 스포르' '데카틀롱' 등 전문 스포츠 매장은 물론 동네 수퍼에도 럭비공과 럭비셔츠가 즐비하다. 샹젤리제에 위치한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의 팀 매장에도 생제르맹 유니폼을 제치고 럭비셔츠가 문 앞에 걸렸다. 프랑스국영철도(SNCF)가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덕분에 파리 시내 주요 역에는 럭비선수 모형이 걸렸고 기차에도 럭비 그림이 그려졌다. 스포츠용품.자동차.의류, 심지어는 치즈 광고에도 온통 럭비뿐이다. 프랑스 경영대학원 에섹(ESSEC)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로 당장 프랑스에 떨어지는 돈이 33억 유로(약 4조1910억원)에 달한다. 파리에만 10억 유로(약 1조2740억원)다. 이 밖에 간접적인 광고 효과 등까지 합하면 80억 유로(약 10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영국.아일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유럽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이보다 4~5배나 된다고 '르 주르날 뒤 뤽비'가 전했다.

◆아디다스 대 나이키 뜨거운 장외 대결=이번 월드컵이 돈벌이가 되는 이유는 '프랑스 효과' 때문이다. 한 해 8000만 명이 찾는 최대 관광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각 대륙의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유럽은 기차와 고속도로가 한 나라처럼 이어지기 때문에 유럽 전역이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다.

맥도널드와 코카콜라 등 럭비에 관심 없던 미국 기업의 참여도 붐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500만 유로를 내놓은 맥도널드는 국가 대항전에서의 '민족주의'를 겨냥, 월드컵 기념 '프랑스식 버거'라는 신상품을 내놓았다. 코카콜라는 유럽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스포츠음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식 공급업체라는 이점을 살려 파워에이드 매출이 유럽에서 20% 이상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은 아디다스와 나이키 간의 싸움이다. 두 회사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나이키)와 뉴질랜드(아디다스)의 공식 스폰서를 맡고 있다. 양국 대표 선수의 행사 비용 등으로 대회 동안 1000만 유로(약 1274억원)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결코 헛돈 쓰는 게 아니다. 두 회사는 이번 대회 동안 40만~50만 장의 양국 대표팀 유니폼 셔츠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한 해 동안 팔리는 양이다. 프랑스와 뉴질랜드가 결승전에서 맞붙을 경우 이 회사들이 얻는 향후 수입은 투자금의 10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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