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부실학력', 학교 행사 참가하면 졸업장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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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동국대 교수를 시작으로 연예계에 불어닥친 학력 위조 열풍은 뜨겁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주영훈·윤석화·장미희·최수종ㆍ강석·오미희·최화정ㆍ인순이 등 주로 40대에서 50대에 걸친 중장년 연예인들이 하루 아침에 학력 위조 의혹을 맞닥뜨리게 됐다.

그러나 연예계 안팎에서 학력 위조에 접근하는 방식이 옳지 않았다는 지적이 터져나오고 있다. 연예인들은 학력으로 부당 이익을 취한 직업군이 아니었다는 것. 젊은 연예인들과 대학의 암묵적 거래에 의한 연예인 특례 입학 더 문제라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대학에 입학할 실력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자격 미달'의 연예인이 입학하고, 입학 후 거의 학교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도 온갖 특혜를 누리며 버젓이 졸업장을 따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대학원 진학이 병역 기피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학교 행사만 참가하면 졸업장이 뚝?

대학에 학적을 둔 스타들이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올 3월 중부대 엔터테인먼트학과에 입학한 김 디애나의 경우 입학식 이후 단 한 번도 학교에 가본 적이 없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학교가 참가한 행사에 모습을 비추었을 뿐이다.

한 관계자는 "지방 대학은 신입생 유치가 힘들기 때문에 연예인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 연예인은 가만히 있어도 여러 학교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고, 그 중 가장 좋은 조건의 학교를 고른다. 출석 편의는 물론이고 등록금 전액 면제는 기본이다. 대신 연예인은 학교 행사에 가고 홍보물 촬영만 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아이돌 스타들의 대학원 진출 러시도 군 기피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비·하하·토니·강타·이재원 등은 대학원에 적을 걸어놓고 있지만 얼마나 수업에 충실한지는 의문이다. 상명대 디지털미디어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재원의 경우 지난해 내내 일본에서 앨범 작품을 했다.

한 관계자는 "일본에 머물렀기 때문에 대학원에 다닐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만약 휴학계를 냈다면 영장이 나왔을 텐데 군에 갔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 재학 기간 동안 약 한 달 정도 출석했다"고 고백한 한 모델 출신 연기자는 비교적 나은 편이다.
[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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