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김상진씨 회사 '불량등급 D ' 받고도 신보서 20억 보증 더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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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신보는 한림토건의 자금 사정에 대해 D등급 판정을 내렸다. D등급은 당시 신보의 '현금 흐름 판정'을 위한 6개의 등급(A.B.C+.C-.D.E) 중 다섯 번째로 '불량'에 해당한다. D등급은 '이자 등을 지급한 뒤 현금 흐름액이 2기 연속해 마이너스(적자)인 기업 또는 영업 후 현금 흐름액이 당기에 마이너스인 기업'에 내려진다.

신보는 자체 분석 결과 한림토건의 자금 흐름이 이처럼 불량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행보증 한도를 20억원 늘려준 것이다.

신보 관계자는 "당시엔 등급에 따라 보증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다"며 "현재 규정에서 D등급은 보증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산 지역 건설업계에선 "누군가 한림토건의 뒤를 봐준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한림토건의 보증액이 늘어난 시기는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다. 당시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에서 전문위원을 지낸 뒤 민주당 지구당(부산 사상구)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남궁욱 기자

◆이행보증=건설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신용보증기금이 해 주는 보증이다. 이행보증 한도는 평가 대상 업체의 사업 능력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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