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지하철>下.공사.철도청 손발 안맞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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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果川線 사당~인덕원 10㎞ 지하선로 공사의 총사업비는 2천5백56억원.대부분 복선터널(1개 터널에 상.하행선을 함께 설치)로 건설됐으나 사당~선바위 1.873㎞는 이같은 고집때문에 통행방향을 맞추기위해 X字로 꼬인 단선터널(상하행 선 별도 터널)로 만들어졌다.
〈그림참조〉 단선터널 공사비는 복선터널보다 최저 30%,최고두배까지 소요되는데도 이들은 서로 양보를 않아 엄청난 예산만 낭비한 셈이다.
철도청측은 우측운행중인 지하철 3호선과 연결되는 一山線도 그들의「원래」주장대로 좌측운행방식으로 건설하려다 지난해 감사원의예산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우측운행키로 방침을 바꾸기도 했다.
수도권 지하철.전철이 시민의 안전이나 예산 절감 따위는 안중에 없는 극도의 부처 이기주의로 원칙이나 체계없이 운영.관리되고 있다.
전동차의 동력원도 마찬가지.
지하철공사 관할구역에서는 직류 1천5백V를 사용하지만 철도청구역에선 교류 2만5천V다.
직류방식은 선로주변에 통신장애를 주지않는 대신 변전소를 많이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도시철도에 주로 쓰이고 교류방식은 이같은 장.단점이 서로 바뀌어 장거리.산업용으로 사용되는게 일반적인 특징.
그러나 문제는 비교적 단거리 구간인 수도권에서조차 직.교류를꼭 혼용해야만 하는가 하는 점이다.
직.교류를 함께 쓰고 있는 지하철 1,4호선의 경우 이들 노선에서는 직.교류 전환을 위해 전원을 끄고 무동력상태로 운행해야 하는 이른바 「死구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1호선의 서울역~남영역,청량리역~회기역구간과 4호선의 남태령역~선바위역 구간이 그곳이다.
사구간은 전동차 승무원들조차『50~66m거리를 무동력 상태로운행하다 보면 언제 전동차가 멈춰설까 조마조마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안전사각지대.
실제로 90,91년 사구간과 일반구간에서 발생한 사고를 보면㎞당 13.13건과 0.72건으로 비교가 안될 정도다.
전기방식의 차이로 이 구간을 운행하는 전동차에는 1량당 1억여원짜리 교.직류 변환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또 지하구간에서 교류를 사용할 경우 고전압으로 인한 사고위험때문에 터널을 높게 굴착할 수밖에 없어 공사단가가 높아지는등 예산낭비 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一山線을 교류방식으로 건설하려던 철도청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직류방식으로 변경,그동안 뚜렷한 이유없이 관행적으로 직류불가 방침을 고수해왔음을 증명한 셈이 됐다.
승객 안전관리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전동차 기종.신호체계등도 제각각이다.당초 지하철공사는 4호선구간에 日本 미쓰비시에서 핵심 전자부품을 제작한 3VF차종을 선정,운행해오던 중이었으나 철도청은 충분한 협의없이 日本 도시바제품을 도입해 버렸다.
그 결과 이번 果川線 사고차량 19대중 철도청 소속이 17대나 차지했는데도 경험부족으로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고 일본 기술자의 도착을 기다려야만 했다.
철도청.지하철공사등 발주기관에 따라 신호체계도 달라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4호선 당고개~衿井구간은 기관사가 전동차안에서 자동적으로 신호를 볼수 있는 ATC방식이나 이후 安山까지는 기관사가 선로변신호등을 육안으로 확인해야하는 ATS방식이다.
그러나 기관사들은 安山일대가 아침무렵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이어서 신호등 보기가 쉽지 않은데도 오히려 이 구역에서 ATS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사고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매일 지하철 4호선 倉洞 차량정비기지에 철도청소속 전동차 일부가 입고되고 철도청 安山기지에는 지하철공사소속 전동차가 들어가지만 사고때의 검사책임 문제를 이유로 서로 안전운행에필수적인 도착검사와 일상검사조차 해주지 않아 대 형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東京의 10여개 지하철은 정부기관.공기업.사기업등 8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서로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어 문제가 거의 없다』며 『뉴욕.보스턴처럼 인접도시를 연결 운행하는 지하철을 통합 관리할수 있는 대도시권 대중교통관리청 신설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崔千植.鄭泰守기자〉 ◇도움말 주신분▲金康植교수(항공대 경영학과)▲元濟戊교수(서울시립대.시정개발연구원 도시교통연구부장)▲朴桂秉 서울지하철건설본부 설계감리실장▲金종철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 총무부장▲鄭允洸 녹색교통운동 대표 〈끝〉 지하철 4호선果川線 구간중 서울지하철공사가 관할하는 당고개~선바위까지는 오른쪽 레일로 가던 전동차가 철도청 관할구역인 서울市界부터는 갑자기 지하선로가 꽈배기처럼 꼬이면서 安山까지 왼쪽 레일로 운행된다.철도청측이 말하는 원인은『원 래 기차는 좌측통행을 해왔으니까』이다.또 지하철공사측도『사람은 좌측통행,차량은 우측통행이원칙』이라고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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