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머니 오더 은행가 비상-美 도난용지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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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美國에서 도난당한 머니 오더(현금지급지시서)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은행들이 잇달아 피해를 보고 있어 은행가에 비상이 걸렸다. 머니 오더란 은행이 고객의 요청에 따라 발행한후 이를 가진사람에게 현금을 내주도록 되어있는 여행자 수표와 비슷한 것으로우리나라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나 美國에서는 일반화된 결제수단이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大田에 사는 李모씨(현재 경찰에수배중)가 지난 1~2월중 지급인이 美 미네소타州에 있는 노웨스트 은행(Norwest Bank)인 머니오더 수천만원어치를 국내 11개 은행에서 현금으로 찾아 갔는데, 알고보니 모두가 분실물이라 은행들이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 머니오더는 지난해 LA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났을때 노웨스트 은행의 한 판매대리점에서 분실된 것으로 총 규모는 5백달러짜리 3백52장으로 17만6천달러(약1억4천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들 수표가 어떤 경로로 국내에 들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아직 분실액중 일부가 교환되지 않고 있어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긴급공문을 내려 보냈다.
한편 국내은행들은 노웨스트은행에 대해 지불을 요청했으나 노웨스트은행은 이미 美國내에서 분실공고를 낸데다 국내 은행들이 조회를 하지않아 피해를 입었으므로 배상할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소송을 제기하려니 비용이 피해액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돼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金王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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