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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환경을살리자>22.환경산업-유럽의 건물안정성검사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몇해전 일어났던 신도시 아파트 부실공사 파동의 원인중 하나가바닷모래였다.바닷모래가 제대로 세척되지 않다보니 염분이 그대로콘크리트속에 남게되고 이에따라 콘크리트내 철근을 부식시켜 향후붕괴 위험을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당시 이 문제는 오늘날 건축방법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안전하다고 알려진 철근콘크리트의 약점을 부각시킨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사실 외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가 주요 현안이 돼왔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같은 건축방식을 포기하기는 어렵고대신 콘크리트내의 철근부식 정도를 정확히 알아낼수 있는 방법 개발이 시급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최근 유럽의 첨단기술연구공동체(유레카)가 환경관련 프로젝트에이 문제를「유로캐어-콘크리트」라는 이름으로 포함시킨 것도 이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현재 실험실 차원에서만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콘크리트내 철근의 부식률을 非파괴 전기화학기술을 이용한 이동식 측정기를 개발,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측정기를 통해 염분 뿐아니라 대기오염,특히 이산화탄소로 인해 부식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도시의 일반빌딩들,염화칼슘과 같은 결빙방지제 속의 염분 성분으로 인해 철근부식이가속화되고 있는 교량들,바닷물속의 염분으로 부식 이 우려되는 방조제.부두의 기반과 같은 각종 건축물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스웨덴과 스페인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스페인의 비파괴 전문검사업체.도로 보수 유지전문기관,스웨덴의 국영 시멘트.콘크리트연구소가 실무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과정은 대체로 순조로운 편이고 관련분야에서 최고수준의 기관.업체들이 참여한 것이기에 측정기 자체 개발도 큰문제가 없는 상태.
문제가 있다면 스페인과 스웨덴의 기후가 크게 차이나다보니 건축물의 강도나 부식정도와 관련된 양측의 자료.노하우를 정보교환을 통해 이용할 수 없어 현재 서로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리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추진팀은 이같은 차이를 轉禍爲福의 계기로 보고 있다.
콘크리트건축물이라는 것은 보통 그 나라 그 지역의 날씨나 기온.원자재 상황.법규등에 따라 그 형태가 각각 다르게 마련이고이 때문에 한나라의 건축관련기술이 다른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일이 종종 일어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유럽에서 가장 추운 스웨덴과 가장 더운 스페인에서 함께 사용될 수 있을 정도면 유럽 전체,더 나아가 전세계에서 상업성을 띨 수 있다는 것이 추진팀의 생각이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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