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사전운동 물의/민주계 곤혹 민주당 쾌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란한 빈수레”/민주당 공세/“청와대 궁지로 몰아 정국주도권 잡자”/무능·무례·무철학 공격
○…민주당 인사들은 민자당 민주계의 잇따른 실책과 구설수가 바로 민주계의 한계라고 꼬집고 있다. 국가경영의 철학·비전이 없는데다 능력부재요,자질도 부족한데서 『하는 일마다 돌출되고 말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민주계들의 거들먹거리는 태도를 보면 마치 부동산 졸부들의 촌티를 대하는 것 같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기택대표는 4일 『최근 일련의 사태는 김영삼대통령과 정부와 정권의 안하무인격인 태도,현 정권 주도세력의 국정이행능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언수위를 높였다. 즉 민자당내 민주계로서는 정국을 끌어갈 수도,우루과이라운드나 북한 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여기에 민주계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사전선거운동부분,김 대통령의 중국방문때 황병태 주중 대사와 정종욱 외교안보수석간의 갈등표출도 「수준이하」라고 비난하고 있다. 더구나 조계사 폭력사태와 관련해 최형우 내무장관·서석재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을 느긋이 즐기고 있다. 박태권 충남지사·최기선 인천시장의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물고 늘어질 때만 해도 민주당측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여론이 이를 자치단체장에 대한 청와대측의 조치를 촉구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는데다 또다시 민주계의 반형식의원(경북 예천)·오경의 마사회장문제가 불거지자 춘계 대공세의 타깃을 청와대와 민주계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김두우기자>
◎“음해세력 있다”/민주계 변명/“YS 외유중 조직적 개혁발목잡기 흔적”/구여권에 의혹의 시선
○…민자당내 민주계는 황병태대사의 발언취소 해프닝,최기선시장과 박태권지사의 사전선거운동 시비에다 반형식의원까지 선관위 감시망에 걸려들어 이어지는 「민주계 망신 시리즈」에 죽을 맛이다. 야당의 공세도 골치아프지만 민주계의 울화를 더욱 돋우는 것은 「잘 걸렸다」며 당내 민정·공화계쪽의 은근히 즐기는 듯한 분위기.
그러나 민주계 출신들은 『무언가 수상쩍은 기미가 있다』며 음해가능성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다. 황 대사는 정책 생산과정에서 과잉의욕으로 치부할 수 있고,기관장들은 통상 관행인 만큼 야단치는 것으로 넘길 수도 있는데 이를 대통령 측근의 능력부족으로 몰아붙이는 이면에는 조직적 음모가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4일 오전 민주계 핵심 정부관계자는 『최 시장·박 지사가 잘해왔다. 음해세력이 있다』고 못박고 나갔다. 그는 반 의원의 경우 『선관위의 적발내용보다 훨씬 구체적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말로 음모론을 뒷받침하려 했다.
사전선거운동 물의와 김대중씨 정치사찰 문제가 대통령 외유중 일시에 터져나온 점도 범상치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한 민주계 중진의원은 『개혁에 밀려난 기득권 수구세력들의 총반격이 개시된 느낌』이라며 『개혁과 정책에서 주도권을 뺏긴 야당과 이들 구 여권세력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본격적인 개혁 뒷다리잡기에 나서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지사의 등산대회건은 당내 민정·공화계가 먼저 문제삼고 나섰다는 점에서 민정·공화계쪽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박보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