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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정원장, 아프간 비밀리 방문…인질 석방협상 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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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만복(사진) 국가정보원장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와 관련, 지난주부터 아프간 현지에 체류 중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지난주 중반 김 원장이 비밀리에 아프간 모 지역을 방문, 현지 상황을 장악하고 탈레반 측과 인질 석방에 합의할 때까지 협상을 지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한국인 2명이 목숨을 잃고 남은 인질도 살해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세 판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외 파트에서 분쟁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전문가인 김 원장이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인질 19명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대표와 네 차례 대면 직접 협상을 했다. 대면 협상의 한국 대표는 정보기관 직원이며 김 원장은 이 협상의 전 과정을 지휘하고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이날 아프간 수도인 카불의 세레나호텔에 나타났다. 그는 인질 대표 자격으로 유경식(55)씨와 서명화(29)씨가 기자회견을 한 이 호텔의 로비에서 어디론가 휴대전화를 거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원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24일 출국한 송민순 외교부 장관에 앞서 출국했으며 금명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비밀활동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수장이 아프간 현지를 방문해 언론에까지 노출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불법 테러집단과의 협상에 한국 정부의 최고위급에 해당하는 인사가 나섰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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