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중음악, 전통굿판서 신명 펼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굿으로 여는 음악회? 걸쭉한 굿판과 대중음악이 한바탕 난장을 벌이는 ‘굿 음악제’가 열린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권영빈)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9월 14~16일 경기도 수원과 의정부에서 ‘굿연구소’ 주관으로 굿음악제를 연다. 굿 음악이 가진 창조성과 당대 대중음악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자리다. 굿 음악은 무당 만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굿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온 것으로, 당대의 절절한 소망을 담은 대중음악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첫 행사는 9월 14일 오후 오후 2~9시 수원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운맞이 대동굿’이다. 공연 양식이 아닌 진짜 굿판이다. 인간문화제인 무속인 김매술씨가 황해도굿 양식 12판을 펼쳐보인다. 액운을 쫓는 작두춤도 보여준다.

이튿날인 15일 오후 2시에서 16일 새벽 5시까지는 ‘소리굿 난장’이 펼쳐진다. 장소는 의정부시청 앞 잔디마당이다. ‘굿의 우드스탁’을 표방하며 15시간에 걸친 올나잇 릴레이 공연이다. 재즈 아티스트 박재천(알토 색소폰)·강태환(퍼커션)·강은일(해금),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 등이 채수정(판소리)·김명수(경기소리꾼) 등과 한무대에 선다. 재즈와 씻김굿의 만남, 록밴드의 굿연주, 시나위 합주단의 ‘뽕짝 시나위’, 경기도창법으로 부르는 칸소네와 팝송 등으로 구성된 퓨전 콘서트다.

이에 앞서 9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학술 심포지엄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만남과 소통, 그리고 난장’이 열린다. 대중 음악과 전통 음악의 성공적인 결합으로 주목받는 김수철, 장사익의 음악세계를 탐구한다. ‘대중 음악에 담겨진 국악, 그 허와 실’(음악평론가 윤중강), ‘록 키드, 국악의 바다에 빠지다-김수철의 음악관을 중심으로’(서울대 장유정), ‘장사익의 노래를 통해 본 민요정신’(국악평론가 김태균) 등이 발표된다. 퓨전요리 전문가 임지호의 ‘비빔밥 퍼포먼스’, 장사익의 공연과 대담이 합쳐진 ‘렉쳐 콘서트’도 함께 열린다.

경기문화재단측은 “한국 문화의 기층을 제공하는 전통 음악으로서 굿음악과 현대 대중음악의 창조적인 만남을 시도한, 세계 최초의 굿음악제”라고 소개했다. 참가비는 무료.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or.kr)나 현장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의는 굿연구소(02-2653-5133).

양성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