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인터넷·휴대전화로 보는 ‘영화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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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9월 6일부터 열린다. 지난해까지 서울넷페스티벌·모바일&DMB페스트·서울영화제 등으로 열렸던 개별 행사를 한자리에 모은 영화축제다.

 이런 이력에서 짐작하듯 여느 영화제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이 고루 있다. 닮은 점이라면 필름이든 디지털이든 평소 극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다른 점은 첨단 디지털 기술의 세례를 촬영 방식만이 아니라 상영 방식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장뿐 아니라 인터넷과 휴대전화로도 상영작 가운데 일부 작품을 볼 수 있다.

 개막작 역시 두 가지다. 하나는 올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일본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모가리의 숲’(97분·사진)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서로 다른 연배의 두 남녀가 상처를 위로하는 과정을 일본의 전통적인 장례풍습을 곁들여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가와세 나오미는 HD카메라도 곧잘 사용하는 감독이지만 이 영화는 필름, 즉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했다.

 다른 한 편은 미국 앨런 챈 감독의 ‘미래에서 온 엽서’(38분)다. 지금까지 디지털 상업영화에 흔히 사용된 HD카메라보다 한결 해상도가 높은 달사(Dalsa) 카메라로 촬영했다. 미래의 인류가 또다시 달 탐사에 나선다는 설정을 통해 최첨단 기술의 시각효과를 시연하는 작품이다.

  상영작은 성격별로 섹션을 나눴다. ‘오버 더 시네마’에서는 자크 리베트의 ‘도끼에 손대지 마라’, 파벨 룽겐의 ‘섬’ 등 제작 방식을 가리지 않고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이름난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HD시네마’ 섹션은 로빈슨 디버의 ‘동물원’, 고마로 이가와의 ‘로스트 인 도쿄’ 등 디지털로 촬영한 수작을 골랐다. 영화라는 장르의 경계를 되묻는 실험적인 영화와 다큐멘터리는 ‘이미지 독’ 섹션에서 볼 수 있다. 명배우 말런 브랜도의 삶을 다룬 극영화 ‘브란도’, 천재감독 오손 웰스의 미완성 작품과 일생을 조명한 다큐 ‘오손 웰즈를 찾아서’, 미국 독립영화의 화려한 성취를 되짚은 ‘경계의 끝: 미국 독립영화 약사’ 등이 상영된다. 오프라인 상영은 9월 16일까지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다. 온라인 상영은 영화제 홈페이지(www.senef.net)와 KT의 와이브로서비스, 메가TV, KTF의 Fimm과 Show에서 연말까지 계속된다. 오프라인 상영장 옆에는 KT스페이스와 삼성미디어라운지가 설치돼 뉴미디어를 체험할 수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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