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13층 항암병동에서 이지혜양(右)을 아버지가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재미동포 2세인 이양은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어 국내 기업에서 인턴십을 밟던 중 쓰러져 악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사진=최승식 기자]
지혜씨의 경우뿐 아니라 많은 백혈병 환자들이 유전자형이 맞는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골수 기증 지원자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성덕 바우만 같은 기적 나타나길…"=재미 동포 2세인 지혜씨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프린스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홀로 한국행을 택한 것도 자신의 뿌리를 좀더 알아야만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고 있던 지혜씨는 몇 달 전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피곤함에 시달렸다. 1년 과정이 끝나가던 6월 12일, 지혜씨는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진단 결과는 악성 백혈병. 지혜씨는 폐출혈에 이은 중풍.황달 등 온갖 합병증이 찾아왔다. 합병증을 치료하느라 항암치료는 지난 주말에야 시작했다. 항암치료는 영구적인 치유책이 아니다. 유전자형이 맞는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하면 지혜씨의 생명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아버지 이씨는 "성덕 바우만씨 때와 같은 기적이 우리 딸에게도 나타나기만 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