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후(死後)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의나 관, 납골당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장례 서비스가 유골다이아몬드, 우주·빙장, 친환경 매장법, 임종 체험 등으로 한단계 진화했다. 지난 2005년 사망자 수가 24만5000여명이었을 당시 총 장례비용이 3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국내 명품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추모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사후 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스페이스서비스사는 이미 6차례에 걸쳐 300명의 유골을 우주로 보냈다. 회사 측은 2012년에는 연간 1만 건 가량의 우주장례를 예상하고 있다.
우주장례가 본격화 되면서 미국 셀레스티스사와 캐나다 컬럼비아드 론치서비스사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비용은 1200여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상조사가 미국 셀레스티스에 의뢰해 우주장을 진행하고 있다.
메모리얼 다이아몬드로 제작이 완료되면 레이저를 이용해 고인의 이름ㆍ출생일ㆍ사망일 등의 정보를 한글ㆍ영문ㆍ숫자로 기록할 수 있다. 유골 다이아몬드는 0.3캐럿에 400만원대, 1캐럿에 2000만원에 이른다. 유골 다이아몬드는 독일ㆍ네덜란드 등 유럽과 미국ㆍ일본 등지에서 2~3년 전부터 점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월 평균 40여 건의 주문이 들어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웨덴 생물학자 수잔 위그메삭 박사는 지난 해 한국기독교총연회가 개최한 ‘장묘문화 국제 심포지엄’에서 “빙장을 할 경우 시신은 6개월에서 1년내에 자연분해되므로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면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비오인테그랄사는 최근 시신을 1년도 안돼 뼈만 남게 하는 박테리아를 출시했다. 또 부패 중인 시신에서 나오는 액체가 땅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기저귀도 만들었다.
◇'관 체험'도 한다='영정사진->유서->수의->입관'. 죽음을 체험하는 임종체험 프로그램이 3년 전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사원교육으로 채택해 지금까지의 나태함을 반성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임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케이엘씨씨 이성구 상무는 "유언 작성 후 수의를 입고 입관 후 7분동안 명상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체험하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며 "2005년 이후 월 평균 400여명이 체험을 하는데 적극적인 마인드로 재무장하는 기회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라벌대 장례지도과 김영태교수는 "2001년 장사법에 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수목장 뿐 아니라 헬기장, 해양장 등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장례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의 경우 도심 인근에 묘지 공원이 있어 선텐을 하거나 가족 단위로 소풍을 떠나는 사례가 많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산업도 장례산업의 일부"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장례산업은 블루오션의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