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전략 이렇게 짜라 - 적성 잘 모를 땐 대학부터 정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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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컴포넌트-->올해 입시는 처음 시작하는 입시와 다름없다. 예를 들면 백분율이 지난해보다 낮은데도 더 좋은 등급 받을 수 있고, 대학별로 전형 방법과 점수 계산 방법이 달라졌다. 모집 전형의 다양화로 새로운 지원 기준과 전략이 필요해진 것이다. 수시 1학기 모집이 줄어든 점이 수시 2학기 모집에 미칠 변수에 대해서도 점검을 해야 한다. 올해는 수험생 대부분이 수시 1학기 모집에 지원한 경험이 별로 없어 수시2학기 지원 때 사실상 처음 원서를 쓰게 된다. 재학생의 경우 다소 무리한 상향 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금 학교 현장은 논술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는 분위기다. 논술고사에 대한 대비가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도 언론 보도를 통해 정시모집의 ‘수능 우수자 특별 전형’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바람에 손을 놓아버린 학생이 적잖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논술 준비가 부족한 학생이 눈에 많이 띈다. 이런 학생들은 대체로 수능 후 단기 특강으로 논술이 해결되리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많은 대학에서 수능 후에 논술과 심층 면접시험이 있다고 하지만 재학생의 경우 졸업고사를 치르는 기간을 감안하면 11월 24일 전후 실시되는 논술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 편이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대학별 고사 날짜가 동일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수시 2학기 모집 지원 때 대학별 고사 일정을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입시 전망=의약계열은 올해 입시에서 한 수험생이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하는 경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예년의 수시1학기 올림피아드 전형 등이 올해는 실시되지 않았고, 서울대와 연세대의 입시안이 큰 틀에서 유사해 복수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여전히 연세대 최저학력 기준이 까다로우며, 연세대·고려대의 합격선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학생부 성적 수준과 관련해서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 3학년은 1학년 때부터 성적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독주하는 학생이 많다는 견해와 과목별로 성적이 엎치락뒤치락해 오히려 독주할 수 없었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아마도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서로 다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 전형의 1차 합격 예상 점수는 예년에 비해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80점 만점자는 매우 드물지만 79점대 학생은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물론 이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소나기 지원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부분의 학과에 골고루 지원할 것인지에 따라 합격 예상 점수는 바뀔 수 있다.

 ◆지원 전략=복수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보험 든다는 생각에 이 대학 저 대학 원서를 쓰면 안 된다. 합격자 발표 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수시모집에서 한 곳이라도 합격하면 정시 모집은 아예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은 경쟁률에 연연하지 말고 합격 가능성을 고려해 소신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험생들은 올해 6월 7일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1차 모의 수능, 7월 12일의 연합학력 평가, 9월 6일의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차 모의 수능 점수를 평균해 보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가늠해 담임 교사와 수시 2학기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물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에 가는 게 좋다. 하지만 요즘은 대학 진학 후 복수 전공과 전과가 매우 활성화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적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경우엔 대학을 중심으로 진로를 결정한 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전공 학과를 정할 수 있다.

 ◆수시 2학기 체크 포인트=올해는 서울대와 연세대 입시안이 유사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의예과를 지망할 때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의 최저 학력기준이 더욱 엄격한 대학이 있다는 점도 신경써야 한다.

 특히 재수생들도 수시 2학기 모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원 가능한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서울대 특기자 전형에 재수생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수시2학기 모집 중 수능 이전에 치러지는 수시 2-1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많은 반면 수능 이후 수시2-2의 경우엔 수능 중심 전형이 많다는 것도 기억해둘 만하다.

 이 밖에 연세대·고려대·한양대·성대·홍익대처럼 수시 2-1과 수시 2-2 원서를 복수 지원할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화여대·서강대·숙명여대처럼 수능이 끝난 뒤 별도로 수시 2-2를 다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있으므로 대학별 전형 요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남렬 한대부고 교감·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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