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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파트 환경.노동법안 파문-한국등 개도국 수출 악영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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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리처드 게파트 美하원 민주당 원내총무가 21일 노동.환경기준을 무역상대국에 강요할 수 있는 무역법안의 입안을 제안함에 따라 미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및 후진국들은전례없는 노동.환경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 인다.
게파트의원은 21일 미국노동총동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집행위원회 모임에 참석,미국 무역상대국들에 노동과 환경기준을 갖추도록 요구할 수 있는 목표와 시간표를 작성토록하는 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게파트법안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동.환경기준을 무역문제에 도입하겠다는 의도는 분명하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 현대자동차의 蔚山공장을 미국의 노동.환경감시단이 방문하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수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현대차의 수입을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게파트 법안의 취지가될 것으로 보인다.환경이나 근로조건이 선진국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개도국및 후진국들에게는 어느 통상법안보다 무서운 것이 될 것이다.
게파트의원이 이 법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자리가 AFL-CIO 집행위원회의인 만큼 민주당이 북미자유무역법안(NAFTA)을의회에서 통과시킨후 노동자들의 지지를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음은 분명하다.AFL-CIO는 로 스 페로 전대통령후보와 함께 NAFTA가 실업률을 크게 높여 놓을 것이라며이에 반대해 왔다.
따라서 게파트의원의 노동.환경 법안은 NAFTA의 성립으로 인해 미국에 몰려들어 올 수 있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견제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확실하다.그러나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멕시코 뿐만 아니라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에의해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개도국및 후진국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밖에 없어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게파트의원의 제안이 백악관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그러나 빌 클린턴美대통령은 GATT의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지지를 보낸 바 있어 이 법안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인 커클랜드 AFL-CIO의장도『게파트제안이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한 GATT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강력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게파트제안은 상대국의 노동.환경등 사회적인 문제에서 內政까지간섭할 소지를 갖고 있어 국제무역에 큰 분쟁거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 〈金祥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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