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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왕회장의 아내’ 故 변중석 여사의 소박했던 인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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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09면

1949년 여름 서울 뚝섬 유원지에서. 고인(맨 왼쪽)이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다. 고인의 오른쪽으로 시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차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인의 오른쪽 아래 있는 사람이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4남)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5남)을 안고 있고, 그 오른쪽에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3남)이 서 있다. 이때만 해도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정비회사인 아도서비스에 이어 현대토건(현 현대건설)을 설립한 지 2년밖에 안 된 청년 기업가였다.

60년대 초반 강릉 해수욕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 부부. 두 사람의 표정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6남인 정몽준 의원은 “워낙 대가족이다 보니 당시 우리 집은 하숙집 같았다”며 “강원도 경포대로 휴가를 가 감자전을 부치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머니에게 다가와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70년대 중반 속리산에서. 당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건설에 이어 자동차·조선·시멘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고인의 소박한 옷차림이 인상적이다. 지인들은 “(변 여사의) 옷차림이 워낙 수수해 처음엔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조카인 정몽혁 메티아(현대차 계열사) 사장은 새벽밥 먹던 시절이 그립다며 17일 밤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고 정 명예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현대가에선 새벽 5시 청운동 자택에 모여 아침식사를 같이 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고인이 대가족의 밥상을 책임졌다.

80년대 서울 청운동 자택에 함께 모인 가족. 지인들은 “이 시절이 고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고인은 심장병과 고혈압·기억상실 등 지병이 악화되면서 90년부터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 입원해 장기간 투병 생활을 해왔다. 나중엔 정몽구·몽헌 형제 간 경영권 분쟁(2000년)이나 남편의 죽음(2001년), 몽헌 회장의 자살(2003년) 등을 몰랐다는 것이 지인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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