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반사파로 대기오염 측정-유럽,알라모스계획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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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각종 환경오염중 대기오염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좋든싫든 누구나 들이마실 수밖에 없는데다 눈에 보이지도 않아 피해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질이나 소음.폐기물등 다른 환경분야보다 대기오염분야에서 허용기준치를 강화하고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이나 차량에 대한 단속강화,오존층 파괴물질에 대한 생산규제정책등 환경보호활동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보호활동도 엄밀히 따져볼 때 산발적인 대책들에불과하며 정작 사전 전제조건이 돼야할『어디가 얼마만큼 오염됐는가』,즉 오염측정방법의 향상문제는 종종 간과돼왔다.
자동차의 배기구나 공장굴뚝에 측정기를 들이대거나 특정지역의 공기를 비닐 포장에 담아 연구실 실험실로 가져간뒤 며칠동안의 실험.분석작업을 벌이는 것이 측정방법의 고작이다.
어느것보다도 광범위하고 이동성이 강한 공기문제를 놓고「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측정만 갖고 대책을 마련해오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첨단기술연구공동체(UREKA)는 바로 이같은 점을 중시,90년부터「알라모스」라고 불리는 대기오염측정방법 개선계획을 수립,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의 레이저기기 전문회사인 콴텔社와 20년간 군사.위성용광학장비를 생산해온 이탈리아의 알레나社가 공동참여하고 있는 이계획은「라이달」이라고 불리는 휴대용 전자동 光추적분석기의 개발이 그 목표다.
레이저광선을 이용해 대기내에 떠다니는 스모그와 같은 유해한 각종 성분이 결합된 물질(에어졸)의 분포정도를 언제,어디서나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돌고래가 음파를 발생시켜 반사되는 정도로 바다밑을파악하듯 레이저광선을 공중에다 발사시켜 분진형태인 에어졸에 반사돼오는 신호를 분석해 오염정도를 알아내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특히 반사돼오는 레이저가 유해한 에어졸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한 먼지나 다른 공기입자에 의한 것인지 구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연구진은 에어졸의 크기가 일반 공기입자에 비해 크고이에따라 속도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입자의속도.위치에 따라 파장이 다르게 나타나는「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성분구별을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같은 분석작업의 지원을 위해 초정밀 컴퓨터와 초정밀 레이저감응기의 개발계획이 함께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한 연구원은『라이달의 개발은 거의 성공단계에 있으며 현재는 비전문가들도 즉각 알아볼 수 있도록 컴퓨터 그래픽化하는 작업을하고 있다』며『계획이 모두 완성될 경우 유럽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환경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 다.
군사나 의학에서만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레이저 기술이 이제 환경에까지 활용돼 군사.의학분야에서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내고 건강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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