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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골프>1.홀인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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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골프장에서 라운딩한 인원이 무려 6백만명을 돌파,골프가 프로야구를 제치고 국내 최고의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았다.그러나 골프가 시작된지 1백20년을 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골퍼가 국내에는 많지않다.스코틀랜드의 양치기놀이가 골프의 유래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오늘날과 같은 양태의 경기가 된 것은 1860년대 후반으로 골프는 그동안 갖가지 해프닝이 연출되었다.서양에서의 골프 珍技名技를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註] 「홀인원」(단 한번의 샷으로 볼을 그린의 홀컵에넣는것)-.
골퍼치고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것이 핸디캡 싱글을 쳐보는것과 함께 홀인원을 기록하는 것일게다.싱글은 노력과 함께 세월이 해결해 줄수있지만 홀인원은 행운아(?)가 아니면 얻어낼수 없다는 점에서,그리고 프로들도 좀처럼 힘들다는 점 에서 동경의대상이 되고있다.그런데 홀인원을 기록하고도 경기에서 패했다면 누가 믿을수 있을까.그러나 믿기지않은 사실이 실제로 있었다.
1870년 7월 어느날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 근처의 무셀버러골프장에서 포섬경기(4명이 2인1조로 나뉘어 2개볼로 대항하는 게임)가 열리고 있었다.날은 다소 어둑어둑했지만 상호간에 팽팽한 경기여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파3 의 18번홀. 에든버러의 인쇄업자인 로버트 클라크는 힘찬 티샷을 날렸다.
그린이 티그라운드에서 보이지도 않았지만 볼이 어디로 날아간지를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클라크를 비롯한 골퍼들이 앞으로 나가 볼이 떨어졌을 만한 곳을 모조리 찾았으나 五里霧中이었다.한참을 찾아도 볼이 나타나지않자 클라크와 파트너는 로스트볼(분실구)을 선언,자연히 지고 말았다. 곧바로 밝혀진 사실이지만 클라크의 볼은 홀컵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누구도 감히(?)홀컵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1950년5월 영국의 월샬골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회원친선경기에 참가한 의사 그리스와 와트슨은 파3(1백89야드)인 4번홀에서 티샷을 날렸다.벙커로 둘러싸인 그린은 티그라운드에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사람의 볼은 그린을 향해잘 날아갔다.두 골퍼가 그린에 올라서자 하나의 볼은 홀컵속에 들어갔고 하나는 홀컵근처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두볼은 모두 새것에 메이커와 번호도 똑같아어느볼이 누구의 것인지 구별할수가 없었다.결국 두골퍼의 볼은 분실구로 처리,또다시 티샷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무리 홀인원을 기록했다해도 안전한 홀은 없다는 말이 생겨난연유도 바로 이런데서 나온 것이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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