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STV 그것이알고싶다-도인,영원한 물음 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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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축지법을 하고 둔갑술을 부리는 도사,우리 상상력의 원형을 이루는 뿌리중 하나인 도사는 누구에게나 솔깃한 소재다.SBS-TV의 간판프로『그것이 알고싶다』는 23일「道人,영원한 물음」편에서 이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6명의 도인을 직접 취재,도인과 도술의 실체를 밝혀보고자 한이 프로는 그러나 실체규명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여러 문제점을드러냈다.
우선 이런 류의 다큐멘터리가 가져야 할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이 프로의 태반은 산속에서 수련중이거나 부적을 그리는,자칭 도인들의 수련장면과 알듯 모를듯한 그들의 주의.주장으로 채워져 있다.이것이 전개상 부득이 하다 해 도 사회자가「주문」「천명」등 이들의 용어를 답습하며 이들의 논리를 소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심지어『무지개와 용.호랑이 등을 타고 다녔다』『환자카드에 기를 불어넣어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의 병을 고쳤다』는등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대중매체인 TV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달함으로써 개인적 체험과 주장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80년대 이후의「도 또는氣신드롬」을 사회적 맥락에서 진단한 한 교수의 코멘트와 도인의신격화를 비판하는 대목 뿐이었다.
사회자는『거짓없이 진실되게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도인』이라는 무책임한 결론으로 프로를 맺었다.결국 끝까지 시청자들에게 도술의 근거.실상에 대한 명쾌한 정보나 판단을 제공하기는 커녕혼란만 가중시켰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전에도 초능력.점술등을 다룬바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신비주의.주관주의에의 경도는 우리가 안고있는 숱한 사회적.역사적 문제를 외면하거나 희석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무책임한 신비주의의 상업화로 이제까지『그것이 알고싶다』가 쌓아온 성가를 훼손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될 것이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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