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옷입기>인테리어디자이너 박하식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인테리어디자이너 朴夏植씨(45.(株)위드에스디대표)는 주변에서「멋진 사람」으로 꼽아준다.그의 인간성도 한 몫 하겠지만 외모로도 그런 평가를 받는다.일단 타고난 풍채에다 스쿠버다이빙.
스키등이 프로급에 가까운 만능스포츠맨이라 각종 스포츠로 다져진체격조건이 그렇다.거기에 옷 잘입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늘 따른다. 그는 평소엔 양복을,캐주얼을 입을 때는 점퍼를 입는다.비싼 외제옷을 입는 것도 아니고 유명 디자이너 옷을 입는 것도 아니다.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은 옷입기다.
그러나 그는『옷입기에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남다른 관심을 쏟는다』고 털어놓는다.「옷은 까다롭고 섬세하게 고른다」는 것이 그의 옷고르기 원칙.양복은 특히 섬세하게 골라야 한다는 그는 기성복은 사입지 않고 맞춰 입는다.
바느질 구석구석까지 참견하고,스티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나기 때문에 스티치도 반드시 그려가며 주문한다.
어떤 옷감은 칼러에 스티치가 들어가는 것이 멋있고 어떤 것은주머니 한쪽에 각이 지도록 하는등 별로 눈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그렇다고 단골양복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지나다니다 쇼윈도에 걸려있는 옷이 솜씨가 좋다고 판단되면「실험정신이 발동해(?)」맞춘다는 것.
캐주얼은 비교적 고르기 쉽다.유행을 앞서가면서도 안감.마무리가 깔끔한 것으로 고르면 된다는 것이다.그는『유행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유행을 민감하게 포착하는 것은 그 시대의 감성을 이해하고 생활에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신선한 감각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그래서 당대의 감각들이 집결되는 옷을 고르는 것은 그의 직업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옷고르기 습성이 자신의 직업병때문이라고 말한다.
영화를 봐도 배경이 먼저 보이고 누구를 만나도 만난 장소의 분위기와 가구배치가 먼저 보이는등 자신의 직업병이 중증(?)에 가깝다고 고백한다.그러나 그는 대형건설회사의 인테 리어사업본부장에서 인테리어를 떠난 중역으로 가라고 하자 그 직장을 떠났을만큼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지 환자는 아니다.그리고 이러한 일에대한 열정이 있는한 자신의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끓임없이 간섭할 사람이다.
〈梁善姬기 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