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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日서 신병치료차 귀국 왕년의 박치기왕 김일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왕년의「박치기 왕」으로 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 10여년간 세계챔피언에 군림하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프로레슬러 金一씨(64)가 13일 오전11시10분 대한항공 733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日本에서 귀국했다.
심장병과 혈전증,목뼈이상등으로 치료차 일본에 건너갔던 金씨는휠체어를 탄채 입국수속을 밟으며『조국에서 치료를 받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너무 많은 분들께 폐를 끼쳐 송구스럽다』고귀국소감을 밝혔다.
金씨는 지난해 5월 스승이던 故 力道山의 같은 문하생이자 라이벌이던 日本 안토니오 이노키의 주선으로 후쿠오카의 큰 종합병원인 東鄕병원에서 치료받다 이노키가 밀수사건과 연관돼 더 이상지원을 받을수 없게 되자 극빈자를 위한 병원인 中村병원으로 옮겨 외로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金씨는「사형수의 대부」로 유명한 朴三中스님(53.부산 慈悲寺주지)이 金씨의 투병소식을 듣고 돕기운동을 벌이던 끝에 서울 을지병원이 무료진료를 약속하고 三星전자에서 성금을 내놓아 귀국하게 된 것.
金씨는 日本에서의 투병생활에 대해『저를 기억하는 일본 팬들로부터 한달에 30만엔의 성금을 받아 근근이 치료를 받았다』며『잊지 않고 도와준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일어나야 될텐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金씨가 어려운 생활 을 시작한 것은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떨어지면서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인기절정을 치닫던 프로레슬링이 차츰 팬들에게 외면당하자 사업에 손댔던 金씨는 세차례나 부도를 내고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는등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5년전 병마에 쓰러지고 말았다.
日本에서 金씨와 동행한 을지병원 朴俊英이사장(35)등 의료진들은『심부전증에다 왼쪽 다리에 혈전성 정맥염을 앓고 있어 걷지를 못하며 목뼈의 변형이 심해 교정해야 하는등 장기간의 치료가필요하다』며『젊은 시절의 격한 운동으로 만년에 후유증을 심하게겪는것같다』고 말했다.
『건강을 회복하면 링에 다시 올라가 팬들을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은퇴경기를 갖고 싶습니다.』 金씨는 그동안 격려해준 팬들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경기를 통해 인사드리는 것이 마지막소망이라고 했다.
〈尹碩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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