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복사제한 해제 복합개봉관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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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부터 서울극장가는 본격적인 복합영화관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보인다. 시내 중심가 대형 개봉관들이 복합영화관으로 개축을 서두르고 있는데다 부도심권에 소극장 및 복합영화관들이 줄지어 선보일 예정이다.
복합영화관 설립이 활발한 이유는 올부터 외국영화의 프린트 제한이 풀리면서 개봉관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앞으로는흥행성이 큰 영화의 경우 서울 시내에서만 보통 6,7개관에서 동시 개봉하게 될것으로 예상되고,특히 직배사들의 대작의 경우 10개관 정도를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영화프린트 벌수가 16벌로 제한돼 여러 극장에서 동시개봉할 수 없었다.
현재 복합관으로 개축중이거나 개축을 계획하고 있는 시내개봉관은 명보.대한.코아아트홀.동숭아트센터등 6~7곳에 이른다.
지난해 초부터 개축에 들어간 명보극장은 현재 50%의 공정을보이고 있는데 6월말 5개극장을 갖춘 복합영화관으로 완공될 예정이다.또 종로의 코아아트홀은 인근 빌딩을 임대해 2백50석 규모의 극장 2곳을 더 늘릴 예정이며 대학로의 동숭아트센터도 인근 빌딩을 임대해 2개관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규모인 2천석 규모의 대한극장도 현재의 극장을 3개관으로 개축해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피카디리극장도기존의 피카소 소극장 외에 4백석 규모의 극장 2곳을 강남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밖에 부도심지역에서도 복합관 건립이 활발한데 신촌로터리 부근에 녹색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소극장 2개가 여름시즌에 맞추어 문을 열 예정이다.또 서초동 동아극장 옆에 신축중인 10층 빌딩에도 3개의 소극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복합영화관의 본격적인 등장은 관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복합영화관은 여러 계층의 관객이 한곳에서 각기 마음에 드는 영화를 골라 볼수 있기 때문.더욱이 새로운 관객개발에도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복합영화관의 대거 등장이 당분간은 미국 직배사들의 흥행에 봉사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프린트 벌수 제한이 철폐되기를 기다려온 직배사들이 극장쪽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새로 생긴 복합영화관중 상당수가 그야말로 「직배영화 전용관」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할리우드영화중 대작들이 대거 몰려드는 여름시즌 에는 더욱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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