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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산업 “대약진”/불법복제품 단속 정품사용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작년 3천억 매출… 전년비 41% 증가/대기업 앞다퉈 시장진출
컴퓨터 소프트웨어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 보급대수가 4백만대를 돌파하고 지난해 불법복제 단속이후 정품사용이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정보처리 부문 제외) 규모는 3천4백억원으로 92년에 비해 41%가 늘어났다.
한글 워드프로세서용 「한글」의 제작회사인 「한글과 컴퓨터사」는 지난해 1백3억원의 매출을 올려 소규모 모험자본으로 출발한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처음으로 1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91년 10억원,92년 22억원에서 한해 사이에 5배 가까이 신장했다. 한메 소프트·휴먼컴퓨터·한 컴퓨터 등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프르라인·소프트유통센터·션경유통·SBK 등 4개의소프트웨어 전문 유통업체들도 지난해 1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글과 컴퓨터사는 『지난해 판매한 한글 34만개의 카피중 절반에 가까운 14만5천개의 카피가 9월이후 팔려 나갔다』며 『불법복제 단속에 따른 특수는 지난해 5,6월로 끝나고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하드웨어 생산에 치중해온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본사 개발팀외에 소프트웨어 멤버십제도(컴퓨터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연구실과 장비 제공)와 알라딘 소프프웨어 그룹(소규모 협력업체 모임)을 조직해 훈민정음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
삼보컴퓨터도 자체 개발인력과 계열사인 삼보소프트웨어(1백50여명),자회사인 휴먼컴퓨터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말 미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압력에 따라 처벌조항이 대폭 강화된(3년이하 징역·3천만원 이하 벌금)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미국 소프트웨어연합회(BSA)의 고발로 시작된 특별단속에서는 불법복제 사범이 무더기로 적발돼 60명이 구속되고 4백78명이 불구속됐었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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