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에 과감한 투자 절실-KTV대담 대니얼 벨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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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기술이 사회상을 결정할 수는 없고 단지 사회변화를 재촉하는 동력일 뿐이다.한국과 일본은 지난 25년간 이 기술을 잘 이용해왔다.중요한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의 변화와 기술혁명의 본질을 알아서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이제 막 일어나고 있는 기술혁명은 두가지 속성을 보여준다.하나는 물리학.생물학등 이론적 기초지식을 바탕으로,또 하나는 소재기술의혁명에 의해 사회가 변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근본요인은 이론적 지식이 얼마나 발전하느냐,또 소재기술에 어떤 혁명이 오느냐다.이 두 요인이 21세기를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다.
일단 기술이 발명되면 제조단계에 들어가고 규격화되어 전세계로확산되는 과정을 겪는다.이렇게 되면 이 업종은 노동력이 싼 곳으로 이동한다.미국의 섬유.자동차공업이 그 예다.한국에서도 섬유.자동차가 규격화단계에 이른 이상 이들 산업은 노동력이 싼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로 옮겨갈 것이다.
지금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다.제조업이 사라지고 서비스업시대가오고 있는 것이다.컴퓨터산업을 예로 들면 IBM같은 거대기업은허물어지고 있고 고객이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주문생산하는 중소 소프트웨어업체가 번성하고 있다.이제 가능성 있 는 분야는 하드웨어 아닌 소프트웨어다.우리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하고 이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이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기술변화에 대응,한국은 대학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좀더 투자를해야 한다.과학기술이 이론적 지식에 의해 발전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대학에 투자를 해야 한다.교육이야말로 국가의 발전과 퇴보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것이다.
요즘을 생물학의 혁명시대라고 한다.곧 병을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내 제거.대치할 수 있게 될 것이다.이에는 윤리와 도덕문제가 뒤따른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 노령인구가 늘고 재원충당 문제가 생긴다.세계 인구문제는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낮은 곳으로 노동력이 밀물처럼 밀려들 것이다.이를 해결하려면 빈국의 인구를 데려오든지,그들의 생산품을 사주든 지,아니면 빈국에 재정지원을 해주어야 한다.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인구대이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한국이 겪고 있는 3D기피현상의 해결책은 두가지다.하나는 3D산업을 자동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외국에서 그런 제품을수입하는 길이다.이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종.문화적 차이 때문에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한국사회가 우려하는 집단이기주의 문제는 피할수 없다.사회가 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집단간 분쟁을 해결하려면 우선분쟁은 협상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분명히하고 경제민주주의가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얻는데 갈등은 필요불가결하다.문제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갈등은 쉽게 폭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통일일 것이다.어떤 방법으로 통일이 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민주화는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전쟁이나 분쟁 끝에 통일이 온다면 군사정권이 다시 집권할 것이다.
북한이 동독처럼 완전 붕괴한다면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장기에 있는 한국은 독일보다 유리하다.5년내에 통일이 된다면 한국은 여전히 팽창경제를 이루고 있을 때이고 계속플러스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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