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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드워드 스페샤 주한 유니세프 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개발도상국이 경제.사회적으로 발전해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원조를 받는「지역사무국」에서 원조를 베푸는「위원회」체제로 전환한 경우는 한국이 처음입니다.』 에드워드 스페샤 駐韓 유니세프 대표(61)는『6.25직후 문을 연 주한 유니세프 지역사무국은 올해말로 활동을 마감하고,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정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스페샤 대표는 또『韓國은 유니세프 회원국들중에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며『경제및 사회발전으로 가능했던 한국위원회개설은 한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길만한 국제적인 업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한국은 경제발전에 비해 유니세프에 대한 원조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올해 90만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정부의 유니세프 지원금을 96년까지 10배가량 늘리는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국적의 스페샤 대표는 내년 6월까지 한국위원회를 보조하다 우리나라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다음은 일문일답.
-내년부터 주한 유니세프 사무국은 어떻게 바뀌는가.
『사무국은 올해말로 활동을 마친다.대신 玄勝鍾 前국무총리가 회장직을 맡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내년 1월 1일을 기해 공식 출범한다.』 -사무국과 위원회는 어떻게 다른가.
『사무국은 해당국가 어린이들의 원조를 받기 위한 수혜기관이며주로 개발도상국등에 세워진다.반면 위원회는 전세계 지역사무국에보낼 원조물품과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주임무다.
이번 한국의 경우처럼 사무국이 위원회로 전환한 일은 유니세프사상 처음있는 일이다.受惠國이 40여년만에 施惠國이 된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놀라운 경제적.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결과로 자랑스럽게 생각할만한 업적이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무역규모 13위의 경제대국이 됐다.한국은 한때 국제적인 도움을 필요로 했으나 이제는 과거의 경험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베푸는」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주한 유니세프 사무국은 과거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주한 유니세프의 활동은 크게 세가지 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 6.25발발 직후부터 58년까지의 제1기는 긴급지원시기로 한국인들에 대해 분유.기본생필품등을 지급했다.59년부터 78년까지의 제2기에는 어린이와 어머니들의 건강상태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그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제3기에는 어린이들의 교육기회 확대사업이 중점적으로 추진됐다.』 -한국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각종 행사.모금활동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질 유니세프 기금을 마련한다.또 유니세프 본부에 한국의 아동실태를 보고하고 어린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도 맡게 된다.』 -현재 한국 어린이들의 실태는 어느 수준이라고 보는가.
『유니세프가 처음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엄청난발전이 있었다.
아동실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유아사망률은 현재 1천명당 10명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균 57명이나 아프리카의 1백83명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은 물론 美國의 11명보다도 낮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아동취학률이나 아동문 맹률등 다른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동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아직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일례로 한국은 법률상 아동학대가 금지돼 있으나이같은 사건이 공식적으로 접수된 사례가 없다.이는 어린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세부적 법절차가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유니세프에 대한 한국의 지원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올해 한국정부 지원금은 90만달러,공적 모금액은 3백만달러정도 접수됐다.이는 한국의 경제사정에 비해 매우 부족한 규모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96년까지 정부지원금은 10배정도 늘어나야 하고 모금액은 8백만달러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李碩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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