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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신생아 작년보다 5.1% 늘어 '쌍춘년 효과'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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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기 울음소리가 늘고 있다. 신생아 수가 최근 15개월 연속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태어난 신생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60만 명대로 떨어지기 시작한 신생아 숫자는 밀레니엄 베이비 붐이 일었던 2000년에 반짝 증가했다가 지난해 초까지 계속 줄어 왔다. 학계에서는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가 많았고,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 부분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저출산 사슬 풀릴까=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태어난 신생아 수는 23만8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1500여 명 많았다. 2006년 상반기에는 전년에 비해 4457명 늘어났다. 행자부의 주민등록 부여 시점을 기준으로 한 통계이기 때문에 사망아나 해외 이민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의 김용현 본부장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신생아 수가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15개월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신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2만3000명 늘어난 46만8000여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2005년 1.08에서 지난해 1.13으로 간신히 증가세로 돌려놓은 합계 출산율을 1.2까지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춘년 효과?=결혼하면 행운이 따른다는 쌍춘년이었던 지난해 유난히 많은 신혼부부가 탄생했다. 결혼 건수가 2005년보다 5.2% 늘어날 정도였다. 그때 결혼한 부부가 올 상반기에 출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분만 건수가 가장 많았던 제일병원에서는 올 상반기 5604명의 임신부가 진찰받으러 왔다.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둘째 이상 아이를 낳기 위한 임신부는 전년보다 1.6% 느는 데 그쳤다. 초산인 임신부는 무려 7%나 증가했다. 이 중 적지 않은 수가 2006년 결혼한 부부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올해 신생아가 늘어난 것을 쌍춘년 효과로 볼 수 있는 사례다.

따라서 신생아 증가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삼식 저출산정책팀장은 "출산율은 ▶가임 여성 수와 ▶결혼이 특별히 몰린 해인지 ▶정책 변화가 없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1~2년의 통계만으로 큰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신생아가 늘어난 것이 쌍춘년 효과라 해도 출산율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복지부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새로마지 플랜 2010' 등 관련 정책과 국민의 인식변화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일단 프랑스 등 외국같이 신생아 통계 등을 즉각적으로 알리는 것도 출산 장려 분위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지금부터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원인을 정확히 분석,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김은하 기자

◆쌍춘년(雙春年)=음력 기준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있는 해를 말한다. 지난해의 경우 음력은 2006년 1월 29일부터 2007년 2월 17일까지. 7월 윤달이 끼어 1년이 385일이 되면서 입춘(양력 기준 2월 4일)이 두 번 들었다. 이런 해에 결혼하면 길하다는 속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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