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에 산업폐기물 더미/서울환경청/“퇴비생산용” 반입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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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독성 폐수 흘러 심한 악취/인접한 임진강 오염도 우려/농민외엔 민간인 출입 통제된 곳
【경기도 파주군 진동면 민통선안=전익진기자】 서울지방환경청이 경기도 파주군 진동면 동파리 일대 민통선안 농토에 산업폐기물을 활용한 퇴비생산을 할 수 있도록 폐기물 반입을 허용해줘 남한에서 가장 깨끗하게 보전돼 있는 자연생태계가 일부나마 파괴위험에 직면해있다.
이곳은 휴전 이후 군 허가를 받은 농민들 외에는 민간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온 곳으로 산업폐기물이 반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산업폐기물을 이용,퇴비를 생산하려는 경기도 남양주군 화도읍 (주)유기자원(대표 현상학)은 폐기물에서 흘러나오는 유독성 수분(침출수)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적재장 바닥에 비닐을 깔고,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덮개를 하도록 돼 있으나 눈가림으로 깔아 둔 비닐마저 찢겨지고 덮개도 설치해 두지않고 있다.
샨업폐기물에 톱밥과 종균을 넣어 퇴비를 만드는 곳인 부숙장에도 오염수가 흘러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사설이 돼있지 않기는 마찬가지.
16일 오후 1시20분쯤.
본사 취재진이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협조를 받아 리비교를 건너 매립현장에 도착했을때 막 폐기물을 쏟아 붓고 되돌아 나가는 경기도 오산시 성림산업 소속 경기3 라3302호 등 덤프트럭 두대와 마주쳤다. 바로 1백여m 뒤쪽에는 이들이 지금까지 반입한 시커먼 색깔의 폐기물 3백여t이 어지럽게 널려 있거나 쌓여 있었다.
비닐부대에 들어 있거나 땅바닥에 쏟아놓은 폐기물 더미에서는 역시 시커먼 색깔의 침출수가 흘러내려 부근 농토로 스며들고 있었고 한겨울 영하의 날씨 속에도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같이 땅속으로 스며든 유독성 침출수는 20m쯤 떨어진 농수로를 타고 임진강으로 흘러들게 돼있어 강 오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파주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산업폐기물 재활용업체인 (주)유기자원은 13일부터 페수처리 찌꺼기와 종이공장 폐기물인 펄프 찌꺼기 등을 대량으로 반입해 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관할 파주군측은 『환경청으로부터 「이곳에 산업쓰레기 재활용 시설을 허가하는데 도시계획법·농어촌개발법·공업배치법 등에 저촉이 되지 않는지 검토해 달라」 「군 부대의 동의를 받아달라」는 업무협조 요청을 받고 「저촉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과 함께 군부대의 동의를 받아줬을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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