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 안전 무대책으로 주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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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하철공사로 건물의 벽이 갈라지고 지반이 내려앉는등 대형사고위험이 곳곳에서 드러나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위험은 공사현장의 지질적 특성을 무시하거나 공기단축.
경비절감에 집착한 무리한 공사로 빚어지고 있는데도 지하철건설본부나 시공업체들은 대책없이 공사를 강행,사고위험을 방치하고 있다. 서울여의도 목화아파트(2개동 3백12가구) 주민 2백여명은 지난해 11월 인근지하철 5-18공구에서 터널굴착공사가 시작된 뒤 아파트 붕괴.폭발사고의 위험이 있다며 1일부터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있다.
주민들은 지하철공사로 인해▲1동앞 화단에 길이30여m.폭1m가량의 웅덩이가 파이고▲8~9호사이 복도외벽이 1층부터 12층까지 3~8㎝씩 한줄로 갈라지는등 붕괴조짐을 보인데다▲8~9호를 잇는 도시가스관과 수도관의 이음새가 느슨해지거나 뒤틀려져 폭발위험까지 있다고 주장했다.주민자치회장 趙慶子씨(49.주부)는『피해사례가 1백50여건이나 접수됐는데도 시공社인 삼부토건측은「아파트가 낡았기 때문(77년10월 준공)」「공사장과 멀어(50여m)상관없다」고 발뺌하다 주민들이 집 단행동에 들어간 뒤에야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는등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붕괴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세입자들이 서둘러 이사가거나 일부 집주인들도 복덕방에 팔려고 내놓고 있으나 입주희망자가 없어 1동 1001호.803호등 10여가구가 두세달째 비어있는 상태.
서울강남구일원동 우성7차아파트 주민들도 지난달초 3호선이 연장개통되면서 소음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찻잔이 흔들릴 만큼 진동이 심하다며 10여일동안 집단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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