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소주 다시 나온다-재미교포 美서 제조해 역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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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때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했던 三鶴소주가 머지않아 국내시장에다시 선보이게 됐다.
그러나 이 소주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국내시장에 역수출되는 셈이다.
이때문에 수입개방 압력속에 외국산 소주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는결과가 예상돼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지만 국내의 삼학소주「올드팬」들에게는 추억속의 옛맛과 함께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리점을 모집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학소주는50~60년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술로 40대이상의 애주가들에게는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국내의 삼학소주는 당시 야당 대통령후보를 지원,집권층의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진 후인 60년대말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70년 전남목포에 있던 공장이 문을 닫게 됐다.
이후 이 회사 대표 金모씨의 조카인 재미교포「토머스鄭」이 미국 메릴랜드州 볼티모어市에 있는 몬테벨로 브란드社와 합작,78년8월부터 소주를 생산하기 시작해 미국 교포사회 애주가들 사이에는 고국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술로 널리 알 려져 있다.
순곡물을 원료로 하고 지하광천수를 사용한 알콜도수 30도짜리삼학소주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것은 91년11월.
부드럽고 숙취가 거의 없는 독특한 맛으로 미국 교포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자 경기도안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朴容雄씨(42.안산시본오동)가 이 소주「올드팬」들을 겨냥해 대량수입을 시작했다.朴씨는 주류 전문도매업체인 (주)삼학을 차리고 9 1년11월 안산세관을 통해 3백75㎖짜리 4만3천병,92년2월 8만6천여병,지난달 22일 22만병을 주문자요구 상품부착(OEM)방식으로 국내시장에 반입했다.
그러나 통관과정에서 수입가격의 80%에 해당하는 주세가 부과되는 일반증류주(보트카.고량주등)이면서 주세율 50%의 증류식소주로 위장수입됐다는 이유로 압류돼 세관창고안에서 2년 가까이묵혀 있다가 최근 증류식소주로 판명되자「조세포탈 혐의가 무죄」라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이에따라 미국산 삼학소주는 35%의 주세를 물고 통관절차를 마쳤다. 수입업자 朴씨측은『미국산 원료를 사용하는데다 알콜농도도 과거보다 5도높여 옛맛을 그대로 간직했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삼학소주를 기억하는 애주가들에게 옛 정취를 되살려 줄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엑스포.골드등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소주와 비슷한 용기에 담겨져 있고 세마리의 학 옆에 한자로「三鶴」이라고 쓰여진 옛 상표를 그대로 붙이고 있는 미국산 삼학소주에 애주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水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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