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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겪은 「홍역」… 분위기 차분/2차 수능시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고통혼잡 없어 지각사태 사라져/「1차 고득점」 응시 포기도
94학년도 대학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제2차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16일 치러졌다.
2차 수능의 문제 난이도는 1차때와 비슷하고 수험생들도 한차례 치러본 경험으로 체감 난이도는 문제유형에 익숙해진데 따라 다소 쉽다는 반응.
일부 고사장에서는 격문이 나붙고 선배 대학생들이 격려방문하는 등 다소 입시열기가 달라올랐으나 엿·부적은 볼 수 없었으며,20∼30명의 학부모들도 시험이 시작되자 곧바로 귀하는 등 대체로 1차때와 마찬가지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아침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일대에는 시정거리 1백m이하의 짙은 안개가 끼었으나 교통혼잡에 다른 지각사태 등은 없었다.
한편 1차 시험에서 전국여자 수석을 차지한 조희연양 등 일부 고득접 수험생들은 예상대로 2차시험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반응=1교시 언어영역의 듣기 평가가 9시 정각에 시작되자 수험생들은 내용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하며 주의깊게 듣는 모습이었다.
듣기평가가 실시되는 동안 경찰은 1차시험 때처럼 고사장 주변 차량의 고속운행과 경적을 제한했으며,철도주변 고사장은 철도에 인접한 교실을 비워두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전체적인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대체로 1차때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1교시 언어영역은 훨씬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최재원군(19·경북고 졸)은 『지문에 1차때는 문학작품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논설문이 많고 난해한 개념이 섞인 과학분야의 지문도 제시돼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답을 쓸 정도였다』고 말했다.
재수생 김태호군(19)은 『듣기는 무난했으나 지문이 내용에 대한 완전한 파악을 요구해 무척 어려웠고 시간도 부족했다』며 『1차때보다 5점정도 내려갈 것같다』고 말했다.
◇고사장 주변=1천6백여명이 시험을 본 서울신구중과 남서울 중학교 등 고사장에는 엿·부적·격문 등을 볼 수 없었으며,잡상인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격려차 배웅나온 학부모들도 시험시작과 함께 총총히 귀가했고 때마침 짙게낀 안개속에서도 주차혼란·교통혼잡은 없었다.
그러나 1천2백여명이 시험을 본 서울 영등포여중 고사장에는 「필승」 「완벽주의」 등 격문이 나붙고 수험학교인 고척고·여의도여고 출신 대학생들이 『파이팅』 『아는 문제도 다시보자』 등 구호를 외쳐 1차 때보다는 다소 달아오른 분위기도 보였다.
서울 선린상고 고사장에서는 이종구군(18·서울 용산고 3)이 시험시작 후인 오전 9시9분쯤 도착,『의정부에서 택시타고 오다 길음역 부근에서 접촉사고가 나 늦었다』며 입실을 호소했으나 거부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2차포기·장애인=8월20일의 1차시험에서 1백94.8점으로 전체 여자수석을 차지한 조희연양(19·서울 명덕여고 졸은 이날 2차시험을 포기하고 동생 성우군(18·서울 경성고3)을 고사장인 경성중까지 바래다준뒤 곧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조양은 『1차 시험결과가 예상보다 좋아 2차시험을 포기하고 지난해 낙방했던 서울대 의대에 재도전하기 위해 그동안 본고사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1차시험때 발가락으로 답안지를 작성해 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던 뇌성마비 수험생 이권군(20·전북 정주고 3)은 전주고에 별도로 마련된 고사장에서 보조교사의 대필로 답안지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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