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에 '짝퉁' 부품…가짜 납품 눈감아준 대령 등 8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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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함정 부품을 납품하면서 계약서상의 외국제 장비 대신 값싼 국산 모조품을 몰래 공급한 민간업자 두명과 이를 눈감아준 해군 장교 및 군무원 9명이 적발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15일 해군 군수사령부 P대령 등 장교 5명과 군무원 3명을 직권남용.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군무원 한 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장교 등에게 뇌물을 제공한 업체 대표 두 명은 창원지검에 수사의뢰했다.

검찰단에 따르면 이들 업자는 2002~2003년 해군 초계함과 호위함의 사격통제 장치에 쓰이는 40여종 5백여 품목(25억원 상당)의 부품을 해외에서 도입키로 해 놓고 대신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국산품을 만들어 납품한 혐의다. 군무원(5급) K씨와 P대령 등은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수백만원에서 2억7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검찰단은 밝혔다.

특히 구속된 일부 장교들은 군에 보관 중이던 부품을 빼내 이들 업체에 넘겨주고 다시 이를 해군에 납품하도록 하려다 적발됐다고 검찰단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해군은 문제가 된 국산 모조품들은 대부분 수거했으며, 모조품이 사용된 일부 사격통제장치에 대해서는 일선 부대를 상대로 정밀 성능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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