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적한 성철스님-한국불교 큰별 떨어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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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들 속여서 生平欺광男女群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彌天罪業過須彌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갈래나 되는도다 活陷阿鼻恨萬端 둥근 수레바퀴 붉음을 내뱉어서 푸른산에 걸렸다 一輪吐紅掛碧山 性 徹 『山은 山이요,물은 물이로다.』 세속의 티끌이 눈에 낀 자는 山이 山으로 보이지않고,진리의 혜안을 뜬 사람은 사물의 핵심을 直指人心으로 바로 볼 수 있다는 인구에 회자된 性徹큰스님의 법어다.
81년 처음으로 조계종 宗正직을 수락하고 추대식장에는 모습을드러내지않은채 보냈던 이 법어는 당시 三寶淨財를 시속의 밥그릇싸움으로 전락케한 한국불교계를 강타한 일대 경종이었으며 사바세계의 대중에게도 바른 삶을 인도하는 축도의 戒文 이었다.
그 한국불교계 泰高峯,「가야산 호랑이」性徹큰스님이 4일 오전7시30분 겨울이 찾아든 해인사 방장주석처인 퇴설당에서 입적했다. 그는 1912년 경남산청에서 태어났다.俗名은 李英柱.1930년 晋州中學을 졸업한뒤 日帝下의 젊은 시절을 사상적 방황기로 보내다 불교의『信心銘』(三祖 승찬대사 저술)과『證道歌』(영가대사 저술)를 읽고「캄캄한 밤중에 해가 뜬 것과 같 은 願力을 얻어」바로 집 인근 지리산 大源寺를 찾아가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俗人이 다짜고짜 대원사 한켠을 차지하고 앉아 수행에 들어가자 대원사 본사인 海印寺에서 異人이 나타났다는 공론이 돌아 그를 데려오게 했다.1935년,그의 나이 24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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