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이야기>벼수매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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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냉해로 농민들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이런 말을 꺼내 안됐지만경제부처 일각에서는 糧政제도가 복잡하게 얽힌 원인중의 하나로 쌀생산이 소비를 웃돌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식량이 부족하던 지난 70년 생산장려를 위해 도입된 추곡수매제도가 벽에 부닥치게 된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생산만 하면 정부가 원가보다도 비싼 값에 사 주겠다고 했던 제도가 쌀생산이 남아 도는 요즘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增産이라는 당초 도입목적이 지금은 농가소득보전으로 완전히 바뀐 느낌이다.
현재 쌀 재고량은 1천3백만섬을 웃돌고 있다.이 재고미를 보관.관리하는데 드는 돈은 엄청나다.
지난해 양곡수매및 관리에 들어간 총비용은 1조3천8백억원에 달했다.모두 국민세금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이중 농민들에게 직접 돌아간 돈은 35%를 밑도는 4천8백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비효율적인 현행 제도운영에 쓰여진 것이다.
그런데도 慣性탓인지 수매량및 가격인상요구는 여전히 높다.양곡유통위원회는 수매가를 작년(2등품기준 한가마 12만6백70원)보다 9~11% 올리고 9백50만~1천만섬 수매를 요구했다.
현재 産地 쌀값이 10만원을 겨우 웃돌기 때문에 올해 수매가를 동결해도 농민들은 정부수매에 응할 경우 가마당 2만원이상 이익을 볼 수 있다.
농민들이 수매가 인상보다도 수매량 확대를 더 바라는 것도 이때문이다.88년의 경우 전체 쌀 수확량중 수매량은 17.4%에불과했으나 지난해는 25.9% 높아졌다.
올해 벼 수확량을 3천2백80만섬으로 잡고 이중 정부案대로 9백만섬을 매입할 경우 그 비율은 27.4%로 더욱 올라가게 된다. 냉해피해 보상을 바라는 농민들의 요구가 금명간 확정발표될 올해 정부 추곡수매안에 얼마나 반영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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