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버전 명칭 뻥튀기 많다-소비자 성능향상 현혹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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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품의 완성도나 상품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버전번호가 마키팅차원에서 개발자 마음대로 정해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의 버전은 제품이름과 함께 고유명사로 취급돼사용자들의 선택기준으로까지 활용됐다.그러나 최근들어 개발자가 첫 제품인 버전 1.0을 내놓은뒤 뚜렷한 이유없이 바로 4.0을 발표하는등 버전번호를 성능차원보다는 마키팅측 면에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이같은사례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경우 버전번호를 통해 제품완성도를 인식해온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버전번호에 현혹되거나 당황하게 된다.한글운영체제인「K-DOS」의 경우 지난 5월 기존의 3.3버전을 대거 뛰어넘은5.0버전을 발표했다.또한 K-DOS의 첫 제품 에 3.30버전을 붙인 것도 관례에 어긋난 것.
이는 개발업체인 컴퓨터연구조합이 컴퓨터운영체제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MS-DOS」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제품의 완성도로 보아서는 MS-DOS 3.0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나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사용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용이라는 것이다.
또 한글워드프로세서의 경우 버전번호가 마치 글의 아성을 뒤따르는듯 성능과는 상관없이 베끼기식으로 붙여지고 있다.글 1.5버전대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다른 회사들이 일제히 자사제품들의 중간판 버전으로 1.5x를 택하는 경우다.
이와함께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최근 그래픽(윈도우)시대를 맞아 개발되고 있는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들에 대해 첫 제품이면서도 버전번호는 기존의 도스용 버전 다음으로 버젓이 지정하는 판매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대해 한글과 컴퓨터 李燦振사장은 소프트웨어업계가 겉치레에불과한 버전번호 높이기 전략보다 내실있는 기능향상을 추구해 사용자들에게 제품자체에 신뢰를 주게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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