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백선장 가족의 흐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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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혼자만 살겠다고 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어떻게 그런 일을….』 15일 오후1시30분쯤 부안군 위도면 진리 파장금마을 白雲斗선장(56)의 집은 白선장이 침몰선 조타실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참았던 울음이 한꺼번에 바다를 이뤘다.
사고 직후부터 나돈 白선장의「생존.도피설」로 사망승객 가족들과 이웃들의 눈총을 살피느라 마음놓고 울음한번 울어보지 못하다시신발견소식에 온갖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든 것이다.
『평소 책임감이 강해 끝까지 배를 지키다 배와 함께 숨졌을 것으로 믿었지만….』 가족들은 白선장의 시신이 발견되던 날 오전에도 검사와 경찰이 집을 수색하고 갔다며 원망스런 감정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선장이 구조돼 파장금으로 걸어가는 걸 봤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소문을 믿고 싶었습니다.진정 남편이 살아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白선장의 부인 金孝順씨(53)는 남편이 돌아와 가족들이 어떤 수모를 당하더라도 죽은 것보다는 낫다고 여겨 마음속으로 살아돌아오길 바란 것도 사실이라며 딸 찬실씨(24)의 손을 잡고 눈물을 쏟았다.
白선장의 부인 金씨는 남편이 살아돌아온다 해도 위도에서 살 수 없고 주검으로 돌아온다면 더더욱 살수 없다는 생각으로 딸이사는 이리에 묘지까지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
『뜬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에 절감했습니다.』 金씨는 이같이 엄청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영혼들이 모두 좋은 곳으로 가길 빈다고 고개숙였다. [위도=李海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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